◎서울오페라 앙상블 등 공연 잇달아 작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단막 오페라 공연이 침체된 오페라무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단막 오페라는 제작과정이 대작보다 쉬운데다 청중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7∼3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모노 오페라 「목소리」와 코믹 단막 오페라 「스잔나의 비밀」을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도 5월 20∼25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메노티의 「무당」을 선보인다. 또 예울음악무대는 11월 13일 문화일보홀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등 2편의 단막 오페라를 소개한다. 지난달에는 프리마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수녀 안젤리카」등을 공연하는등 올들어 단막 오페라 공연이 부쩍 늘고 있다.
음악계의 이같은 흐름이 점차 확산되면서 「오페라 소극장운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음악계는 이 운동이 국내 오페라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오페라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민간 오페라단만 30여개가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용극장도 없이 영세하게 운영되고 있다. 정상급 성악가중심으로 오페라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페라단과 공연작품은 달라도 무대에 서는 성악가는 제한돼 있다. 당연히 좋은 작품을 장기공연하거나 장래성있는 신인 성악가를 육성·발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의 대작만을 고집하는 풍토도 국내 오페라단이 극복해야할 과제. 많은 제작비를 들여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만 대부분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등 원어로 공연되기 때문에 청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요인이 된다.
오페라 소극장운동이 시작된 것은 서울오페라앙상블과 예울음악무대등이 만들어진 지난해부터. 젊은 음악인들로 구성된 이 단체들은 「예술음악무대의 대중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두 단체는 지난해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를 번안·각색한 「김중달의 유언」을 각각 공연, 음악팬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 단체의 관계자들은 우리 오페라를 부흥시키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도움등 다양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우선 음악인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장 장수동씨는 『단막오페라가 대작보다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한층 효과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오페라 소극장 운동은 더욱 체계적이다. 우선 5월로 예정된 단막오페라 공연을 위해 지난 2월 15명의 신인 성악가를 뽑아 집중적인 연습을 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연주자들에게는 작은무대를 통해 경험을 쌓도록 하고 청중에게는 보다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오페라소극장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박수길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 소극장 운동은 우리 오페라의 발전을 위한 하나의 실험이자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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