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교의 안호상 총전교와 김선적 종무원장이 당국의 승인을 받지않고 입북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일이 아니다. 남북교류협력법(9조)에 의거, 사전신고·승인을 받지않아 위법행위임은 물론이다. 시기적으로도 북한의 철저한 대남배제정책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된데다가 소위 저들이 대내외적인 선전을 노리는 평양축전과 김일성생일을 며칠앞두고 방북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안씨등의 입북이 북한에 의해 악용되고 또 무모한 입북이 꼬리를 물게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안씨는 이번 방문이 단군이 승천한 어천절행사참석과 단군릉방문등 순수한 종교적인 목적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적인 열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국이 미묘한 시기임을 들어 방북을 연기할 것을 종용했음에도 실정법을 어기고 강행한 것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방문하려는 단군릉만해도 그렇다. 북한은 분명히 단군의 유골을 발굴했다며 어려운 재정형편에도 작년10월 거대한 릉을 축조·완공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학자들은 허구라고 지적한바 있다. 발굴장소인 평양근교가 고조선의 도읍지와 무관하고 석실·봉토분·금동관등도 훨씬 후인 고구려식이며 5천11년전이라고 주장하는 정확한 연대는 추정이 불가능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조작된 유골이며 능이라고 한 것이다.
북한이 단군릉을 축조한 이유는 뻔하다. 김일성·김정일부자가 단군의 직계혈통임과 함께 정권의 역사적 정통성을 조작, 과시하고 내부결속을 강조하려는데 진짜 속셈이 있는 것이다.
안씨등의 방북강행은 어느면에서 근년들어 각 종교간에 벌이고있는 무분별하고 과당경쟁적인 대북접근움직임에서 빚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50년간 교착돼온 남북관계를 남북의 종교인들이 순수한 종교적 교리에의한 교류와 협력으로 화해와 통일의 길을 구축하려는 뜻과 노력은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을 냉정하게 봐야한다. 그들은 신사회주의헌법68조에 분명 「신앙의 자유」를 명기하고 있지만 북한에는 오직 김일성교 김정일주의만이 존재할 뿐이다. 봉수·칠골두교회를 세우고 보현사등 일부 사찰을 복원했지만 사실상 대외전시용이며 소위 조선기독교도·불교도연맹, 천주교인협의회, 천도교중앙위등 종교단체들은 노동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이다.
차제에 각 종교단체들은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저자세적인 활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당국은 각 종교단체에 대해 과열접근을 하지않게 해야하고 각계가 자칫 무모한 입북을 기도하지 않도록 계몽하는 등의 확고한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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