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96년은 문학의 해 무엇을,어떻게,할것인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96년은 문학의 해 무엇을,어떻게,할것인가

입력
1995.04.12 00:00
0 0

 96년은 「문학의 해」. 91년부터 문화예술의 해를 지정해온 문체부는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96년을 문학의 해로 정했다. 이인직의 「혈의 누」가 발표된지 80년,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나온지 88년이 되는 해이다. 문학인들은 「문학의 해」가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겨냥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근대문학관 설립, 전세계 한국문학인대회등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문학인들의 의견과 문화예술의 해 행사를 치러본 문화계인사들의 조언을 모아본다.

◎문단에 들어본 의견/“한국문학 세계진출 전기로 삼자”/중요 작품 등 수집 근대문학관 설립/국가 창작·번역지원 언어장벽극복/대규모 문인대회 개최 화합 다져야

 원로시인 구상씨는 우리 문학, 특히 해방이후의 문학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를 통해 한국문학이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구씨는 논의수준에 머물러온 「근대문학관」 설립을 본격 추진하자고 제의하고 이를 위해 각 단체, 문인 모두가 대승적 자세로 화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문학이 인간의 지식, 정서, 의지를 높이는 기능을 지닌 만큼 모든 국민이 문학에 대해 보다 깊은 애정을 갖도록 문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대문학관 설립에 대해 문단에서는 근대이후 중요 작가의 작품이나 유품등 1차자료와 대학의 학위논문등 관련 자료들을 수집, 연구자에게 제공하고 집필과 토론장소로 활용할 공간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문협이사장 황명씨는 『범문단 차원에서 조직위를 구성, 올해부터 구체적 사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 사업으로 ▲한국근대문학전집 발간 ▲중요 작가들의 연고지에 기념비 건립 ▲국내외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문학인대회 개최등을 제시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송기숙(전남대교수)씨는 개인작업인 문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입장과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전제아래 『정부가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등을 지급,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방안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인들은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 역점을 둘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장 문덕수씨는 『우리 문학작품이 아무리 우수해도 언어장벽이 세계화를 가로막고 있다』며 『번역사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총체적 지원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중요한 작가의 전집이나 대표작선집을 적어도 영어 독어 불어 스웨덴어등 4개 국어로 번역, 장서본으로 출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들 언어권의 문학인과 여론주도층이 국내 원작자나 번역가와 만날 수 있는 토론회등을 마련, 한국문학 연구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교수는 우리 문단의 최대 관심사인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작품을 외국에 번역·소개하는 반관반민 형태의 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진작가들이 커나갈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줄 것도 촉구했다.

 김병익(문학과지성사 대표)씨도 『한국 현대문학의 수준이 결코 외국문학에 뒤지지 않지만 우리 말이 소수민족 언어라는 한계 때문에 서구의 문학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학의 해외진출을 위한 정부의 꾸준한 정책적 지원을 기대했다.

 홍정선(인하대교수)씨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텍스트확립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현대문학에서 고전적 위치에 오른 중요 문학인들을 선정, 한 작품이 달리 발표된 것들을 서로 비교하고 사투리의 의미, 오식등을 밝혀내 가장 모범적인 텍스트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최진환·김범수·김희원 기자>

◎문화계 인사들의 조언/의견수렴 밀도있는 계획안부터

 ▲권오일 「91 연극영화의 해」 연극집행위원장(극단 성좌대표)=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세한 논의를 토대로 밀도있는 계획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문학의 해도 전체 구성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극의 해」는 끝났지만 우리는 오랜 소망이었던 연극제 개최와 연극원 설립이라는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각계각층참여 국민적축제 되게

 ▲조흥동 「92 춤의 해」운영위원장(무용협회 이사장)=무용분야와는 달리 문학의 향수층은 무척 넓다는 점을 문학인들이 고려해 「96 문학의 해」가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국민적 축제로 치러지도록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춤의 해」를 통해 신세대의 성장기회를 제공했듯이 문학인들도 다각적으로 신세대의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배려를 해주기 바란다.

◎사심없는 협력·단결이 성공열쇠

 ▲김낙준 「93 책의 해」 조직위원장(대한출판문화협회장)=사심없는 협력과 단결이 행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점을 알려주고 싶다.

 출판인들은 자발적으로 10억원이상의 사업기금을 모았고 조직위는 출판계의 아이디어를 수렴,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내실있는 사업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일산출판단지 조성과 독서진흥법 제정도 가능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