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민들의 심판은 준엄했다. 일본지방선거에서 도쿄 도와 오사카부의 지사에 무소속의 아오시마 유키오(청도행남)씨와 요코야마 노크(본명 횡산용)씨가 자민 사회당등이 합동으로 지지한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 사실은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으로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바 크다. 그것도 두사람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로 당선된 것은 일본국민들이 말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비수」를 들이댄 것이라 할 수 있다. 탤런트 겸 전참의원의원인 아오시마씨는 선거비용으로 법정선거비용의 3백분의 1에도 못미치는 20만엔(1백80만원)을 썼고 만담가이자 전참의원의원인 요코야마씨는 자전거유세를 하고도 당선된 점에서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는 일본국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난 93년 자민당정권이 무너지고 호소카와(세천)와 하타(우전)정권을 거치는 동안 일본정계는 개혁을 서두르는 듯했다. 그러나 각 정파의 아집등으로 개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보수체질인 자민당과 사회당이 야합, 무라야마(촌산)정권이 들어선후 자민당의 보수체질이 정계를 무겁게 억누르고 개혁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국민들의 불신을 산 것이다.
한신(판신)대지진, 도쿄지하철 독가스사건, 경찰청장관피습사건 및 엔고등 전후 성장을 지속해온 일본경제와 사회의 기저를 뒤흔드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데도 정치권이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것도 국민들이 기성 정당에 등을 돌리게 된 커다란 원인이 됐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5∼60%가 지지할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개혁을 등한히 하는 정당과 무능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반발심이 폭발한 것이 이번 선거결과다.
일본정계는 앞으로 7월의 참의원선거등을 앞두고 이번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개편이 가속되고 이에따라 이합집산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과 정책대결이 기조를 이루지 않는 정계개편과 이합집산은 국민들의 심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선거결과는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이 된다. 그것은 절대로 이변이 아니다. 깨끗하지 못하면서도 개혁을 서두르지 않는 무능한 정권이나 정당에 대한 당연한 심판이다.
우리나라 각정당도 이를 거울삼아 깨끗한 후보의 선정과 돈 안드는 선거와 자기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개혁과 깨끗한 정치는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이 그 바탕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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