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은 육군대장급… 자체감옥도 설치/마피아 소탕 등 목적불구 악용가능성도 러시아의 양대 정보기관중 하나인 연방방첩국(FSK)이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수준의 강력한 기구로 확대 개편된다.
국가두마(하원)를 통과해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새로운 정보기관에 관한 법률은 FSK를 연방보안국(FSB)으로 개칭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정보활동을 하도록 업무영역을 넓히고 FSK에 각종 특권을 부여토록 했다. 이 에 따라 FSK는 명실공히 러시아의 최고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지난 91년 러시아공화국 출범이후 KGB는 보안부(MB)와 해외정보국(SVR)으로 분리됐고 보안부는 93년12월 FSK로 바뀌었다. 러시아정부는 이후 FSK는 국내활동을, SVR은 대외정보활동을 하도록 했으나 새로운 법에 따라 앞으로는 FSB가 사실상 러시아를 대표하는 정보기관으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FSB국장은 장관직위와 함께 육군대장의 계급을 갖도록 하는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FSB에는 자체감옥을 설치할 수있고 수색영장없이 범죄혐의가 있는 각종 단체나 기업, 주택등을 조사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 해외정보활동을 위해 스파이를 외국의 각종 단체나 기관등에 침투시킬 수 있고 외국에 기업이나 단체로 위장된 지부를 설치할 수 있게 했으며 자체의 스페츠나츠(특수부대)를 운영하며 신규요원의 충원과 교육도 직접 관장토록 했다.
가장 큰 특권은 어떤 기관도 법적으로 이 기관을 감독할 수 없다는 것이다.하원이 FSB의 활동에 관한 비공개청문회를 개최하고 예산을 심의할 수는 있으나 예산내역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검찰등 관계기관의 통제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러시아정부는 이처럼 강력한 정보기관을 재창설한 이유는 만연하고 있는 조직범죄를 소탕하고 경제과학분야의 대외정보수집을 강화하는등 법질서회복과 국익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즈베스티야지등 일부 러시아언론들은 올 연말의 총선과 내년 6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 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기관이 크렘린궁 경호대와 합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옐친은 기존의 대통령경호실(실장 크로자코프장군)과 함께 강력한 정보기관까지 통제하게 된다.
볼셰비키혁명시절에는 체카, 스탈린시대에는 NKVD, 지난 54년부터 소련붕괴때까지 KGB로 대표되는 러시아정보기관들은 국가 안보와 정권유지라는 임무에 충실해 왔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FSB는 향후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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