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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합동전술훈련을 보면서/정일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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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합동전술훈련을 보면서/정일화 편집위원

입력
1995.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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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군 합동전술훈련이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1주일간 강원도를 비롯한 중동부일원에서 실시됐다. TV화면에 비춰지는 훈련모습을 보면 위장을 한 육군병사의 달리는 모습, 해군의 강력한 함포사격, 하늘을 제압하는 공군기들, 그리고 상륙전을 감행하는 해병의 강인한 움직임들이 훈련의 실전다움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8만여군대가 참가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은 내내 이 훈련을 비난했다. 남한이 핵협상을 결렬시키는 목적으로 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50년간 가시밭길을 걸어온 한국군의 입장에서 보면 퍽 감격적이다. 창군 50년이 넘었고 한차례 격렬한 전쟁까지 치렀으며 아직도 준 전시상태에 있는 한국군이 처음으로 자체의 작전지휘권아래 합동전술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군에게 작전지휘권이 있어 방어력의 확신성을 높이고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합동작전훈련을 하는 경우 미군과 같이하거나 미군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지난해 한국에 평시작전권이 이양된후 첫 3군합동훈련이 되는 이 훈련은 한국군에게 확실히 자부심을 안겨줄것이다.

 군의 작전지휘권의 경우를 보면 남과 북이 형편이 다르다. 북한은 내면적으로는 전쟁중 중공군이 갖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작전권이 그대로 인민군에 있어온 반면 한국군은 전쟁중 유엔군사령관에게 양도되어 전쟁후에도 그런 상태가 계속되다가 94년에야 평시작전권만 한국군에 되돌려져 왔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들어 평화협정도 미국과 맺어야지 작전권이 없는 한국과는 맺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왔다. 한국의 약점을 찌르는 면이다.

 국군건군 초창기에 미군고문관으로 와있던 하우스만의 회고에 따르면 북한은 45년 소련군진주이후 곧장 남한적화계획을 갖고 소제T34 탱크도입, 백전노장군인 중공8로군영입등으로 무력증강을 해간 반면 남한은 미소공동위원회의 감시아래 군의 뼈대마져 못갖춘채 경찰예비대명목으로 불과 5천명을 확보한채 군조직 준비를 했을 뿐이었다. M1소총이나 PRI같은 자동화기도 갖출 형편이 안되었다. 6·25는 전쟁을 당초부터 준비해온 북한인민군과 국제견제 속에 겨우  형체만 갖춘 한국군이 적수로 맞설 전쟁이 아니었다. 한국군 정보당국은 6·25침공계획을 상당히 깊이 캐내고 있었으나 무얼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하우스만은 이때 이런 다급한 정보를 동경의 맥아더 사령부에 전달했으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과는 상호방위조약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백악관이 가만히 있는데 동경사령부가 군을 움직인다든지 동경사령부 윌로비정보국장의 판단과 다른 이런 정보를 갖고 펜타곤(미국방부)을 설득하려들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군은 이런 아픈 역사를 갖고 있어 조심스럽게 작전권의 일부를 돌려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도 계속될 합동훈련에서 한가지 강조돼야 할것이 있다.6·25 전쟁개념의 훈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을 점령당한후 이를 탈환하는 6·25식전쟁이어서는 안되며 방어가 침공과 분초를 다투면서 거의 동시에 성공해야 한다는 명제를 갖고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TV화면에 나타나는 훈련모습에서도 그런 발전을 가늠할수 있는 군으로 발전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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