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2∼3배 늘어/거의 장기체류… 학교측 “부정적” 해외연수를 위해 휴학하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외국어 연수가 취업에 큰 도움이 되는데다 거세게 불어닥친 세계화 열풍에 편승한 새현상이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주목적인 전인(전인)교육이 외면당하는 역기능이 적지 않고, 가뜩이나 재정형편이 나쁜 대학들에겐 등록금 수입이 그만큼 줄어 고민거리다.
대학생들의 해외연수는 2∼3년전까지는 방학을 이용한 단기연수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어와 디자인·컴퓨터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기술을 익히기 위해 6개월∼1년단위의 해외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중에는 현지에 그대로 눌러앉는 사람도 있어 대학들을 더욱 애타게 한다.
이화여대의 경우 92년까지 학기마다 3백여명 수준이던 휴학생이 93년 2학기 5백2명, 94년 1학기 6백39명, 2학기 6백96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중 해외연수를 위한 휴학생은 93년 2학기 1백32명으로 전체 휴학생의 25%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1학기 2백47명, 2학기 2백50명등으로 40%를 차지했다.
숙명여대는 93년 28명에 그쳤던 해외연수 휴학생이 지난해 82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정외과는 90년 입학생 40명중 15명이 해외연수차 휴학했다.
동국대도 지난해 2학기에 24명이던 해외연수 휴학생이 이번 학기에는 50명으로 2배 늘었다. 고려대 한국외대의 경우도 노어노문과 중어중문과등 어학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학기마다 5∼10명씩 해외연수차 휴학원을 내고 있다.
해외연수 열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취업준비와 자기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캐나다 토론토대 부설 어학원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한 E여대 졸업생 이진희(24·미국 얼라이드 시그널사한국지사)씨는 『연수기간을 경력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며 『1년 연수비용도 1천만원 정도로 국내 어학원 교습비에 비해 크게 비싼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숙명여대 정외과 전경옥(전경옥)교수는 『졸업후 진로를 고려해 치밀한 계획아래 연수를 떠나는 학생들도 많지만 무작정 비싼 비용을 들여 외국연수를 하는 것은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불문과 김치수교수는 『해외연수를 통해 회화실력은 다소 늘겠지만 전인교육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않는만큼 졸업후 해외연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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