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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도쿄은 합병」 진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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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도쿄은 합병」 진짜 배경은…

입력
1995.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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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대장성의 「관재짝짜꿍」/꿈꾸던 종합금융기관 도약 “누이좋고”/거대은행통한 기업주무르기 “매부좋고” 일본의 미쓰비시(삼릉)은행과 도쿄(동경)은행이 합병에 합의, 총자산 7천38억달러(예금액 5천3백93억달러)의 도쿄미쓰비시(동경삼릉)라는 「거대공룡은행」이 탄생한다는 소식은 세계 주요은행들에게 가히 위협적인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본내에서는 처음 금융개방시대를 맞아 국제경쟁에 대처할 발판이 마련됐다느니, 다른 은행들도 하루빨리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합병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뒤를 따라야 한다느니 하는 긍정론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합병추진과정에 대한 뒷얘기들이 흘러 나오자 이번 합병이 미쓰비시그룹의 야망과 대장성의 재계지배 의사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관재합작이라는 의혹과 비판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합병은 부실은행을 인수해 업무영역을 넓히는 통상적인 형태의 합병과는 전혀 달리 각각 별도의 영역에서 건실한 영업실적을 보여 왔고 부실채권도 거의 없는 두 은행의 「합체」라는 점이 우선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등합병이라고는 하나 주도권을 행사한 미쓰비시은행은 지난해 가을 일본신탁(일본신탁)은행을 합병해 자회사로 만든 직후 증권자회사도 설립해 종합금융기관으로서의 야망을 꾸준히 태워왔다. 따라서 미쓰비시는 금융채 발행권도 있는 외환전문은행인 도쿄은행과의 합병으로 모든 영역의 금융영업이 가능해졌고 이는 미쓰비시의 꿈이 마침내 달성된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해체후에도 미쓰비시그룹은 각기업의 수뇌들이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회동하고 사명과 마크도 여전히 통일해 왔기 때문에 이번 합병은 「재벌부활」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합병에서도 도쿄은행측이 중립성보장을 위해 「미쓰비시」를 은행이름에서 빼자고 제의했으나 미쓰비시측이 한사코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국책은행으로 출발해 지금까지도 사실상 대장성으로부터 유형무형의 조종을 받아온 도쿄은행측이 이번합병에 대해 『추진해온 것이 아니라 제의를 수락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발표시기를 일방적으로 앞당기는 등 대장성의 「압력」을 무언중에 인정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장성이 사실상 미쓰비시의 도쿄은행 흡수를 지원했다는 것은 일본재계에서는 이미 비밀이 아니다.

 분석가들은 대장성이 규제완화라는 국민적·국제적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랜 관행인 「업계 주무르기」의 정교한 솜씨를 실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쓰비시로 하여금 금융시장 지배력을 갖게한 후 다른 은행들과 은행에 발목이 잡혀 있는 기업들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대장성의 노림수라는 얘기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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