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금리파괴」상품·증시침체가 부추겨/정보접근 쉬워 개인들도 몰려 “돈이동 빨라져” 금리가 금융기관 이용의 절대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인들도 이제는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금융기관과 예금상품을 찾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매우 두드러진 현상이다.
올들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낸 이른바 「금리파괴」상품이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겼다. 기존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내걸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편 것이 효과를 본 셈이다.
투자금융사(단자사)의 경우 CP(기업어음)등 고금리상품을 찾아 예금자들이 몰려들지만 다 받아주지 못하고 돌려보내는 실정이다. 예금을 받아도 그만큼 높은 금리로 돈을 쓰겠다는 기업이 없어 제대로 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올들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증시침체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투자신탁회사의 경우 채권형 수익증권 잔액은 증가한 반면 주식형 수익증권은 크게 감소했다.
결국 증시침체로 빠져나온 돈이 은행과 투자금융 투자신탁등의 고수익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돈이 몰린 금융상품은 은행의 금전신탁과 저축성예금, 투자신탁의 공사채형 수익증권, 투자금융의 CP등이다. 반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과 은행의 요구불예금, 투자신탁의 주식형 수익증권등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 금전신탁은 올들어 3월말까지 5조5천억원 증가했으며, 특히 금전신탁가운데 개발신탁은 3월 한달동안만 2조6천억원이나 늘어났다. 또 올들어 2월까지 9천억원이상 감소했던 저축성예금은 3월 한달동안 2조4천억원이상 늘어났다. 투자신탁의 채권형 수익증권도 1조3천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투금사의 CP는 올들어 6조2천억원어치나 팔렸는데 이 또한 고금리를 선호하는 개인과 기업들의 여유자금이 몰려든 때문이다. 이처럼 돈이 많이 몰린 금융상품들은 대체로 연 14∼15%의 실세금리 수준의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거액을 굴리는 기업이나 「큰손」정도가 금리조건을 꼼꼼히 따졌지만, 요즘에는 개인들도 분명히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0.1%만 금리를 더 준다 해도 그쪽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금리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데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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