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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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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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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애의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중국 제나라 사람의 관포지교다. 두 사람의 신뢰와 덕으로 맺어진 우의는 단순한 우정 이상이다. 서로 아끼고 인물로 키워주며 살아갔다. 사기열전에 관중이 포숙을 칭찬하는 말이 나온다. ◆「가난한 시절에 포숙과 장사를 했다. 이익을 나눌때면 내가 더 많이 차지했으나 포숙은 욕심 많은 사람이라 안했다. 내가 어려운줄 알아서다. 친구 포숙을 위해 사업을 경영하다 실패했지만 나를 원망하지 않았다. 시운에 따라 이롭고 이롭지 않음이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칭송은 계속된다. 관중은 세번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번 모두 임금에게 쫓겨났다. 포숙은 그를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다. 시운을 만나지 못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세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번 패하고 달아났다. 그렇다고 겁쟁이라고 비웃지 않았으니, 늙은 어머니가 계신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나를 낳아준 것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것은 포숙」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이야기는 그저 우정예찬론만으로 들을 수가 없다. 한사람의 인물을 키우는데 지극한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교훈이 담겼다. 포숙의 덕망이 없었다면 관중은 크지를 못했을 것이다. 인물 키우기엔 인내 의리 이해가 따라야 한다. 함부로 헐뜯기에 나서면 서로 상처를 입는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정당은 인물난에 고심하는 것 같다. 자천 타천도 그렇고 영입이다 지명이다 경선이다 해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갑자기 새 인물을 찾자니 난감할 것이고 그러다 보니 꺼진 불도 다시 보는게 아닌가.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우리 풍토에선 자업자득이라 할만하다. 삭막한 정치가 인물불모지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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