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확인」제안 공급당위성 강조/운전요원 불러 훈련시킬 복안도 최초의 한국표준형 경수로인 울진3호기가 8일 원자로 설치식을 갖고 원전으로서의 제 모습을 갖추게됐다.
경남 창원 한국중공업에서 제작된 높이 14·6 무게3백51톤의 원자로는 이날 바지선으로 수송돼 대형 크레인으로 높이81의 거대한 원자로 구조물내에 장착됐다.
북한측이 「평가절하」하고있는 한국표준형 경수로가 북한과의 경수로공급협정 체결시한을 2주일 앞두고 처음 실체를 보이게 된 것. 정부는 이날 행사를 북한에 대해 제공될 경수로가 한국표준형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다. 나웅배 통일부총리는 원자로 설치식에서 『오직 동족인 우리만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북한측에 울진원전 참관을 허용할 것』이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미·일이 합의한 경수로 공급협정 초안은 참조발전소를 울진3, 4호기라고 명기하고 있다. 이는 북한에 건설될 1천㎿급 경수로2기가 한국표준형이어야할 뿐아니라 모든 건물·구조물과 안전도를 울진3,4호기 수준에 맞춘다는 뜻이다. 경수로를 제공하는 쪽의 입장에서는 참조발전소가 명기돼야만 안전성에 책임을 지고 북한측이 무한정 요구를 추가하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
따라서 공급협정체결이 우리측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북한의 원전은 울진3, 4호기와 똑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다. 북한측은 함남 신포에 경수로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울진3, 4호기와 북한경수로는 동해한을 따라 해로20여시간의 거리로 연결된다. 구조물시공과 발전소 기기설치, 시운전등 10년가까운 건설기간에 남북교류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북한측은 경수로조작 훈련시설인 모의제어기(시뮬레이터)제공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측은 울진원전내에 설치된 모의제어시설로 북한측 운전요원들을 훈련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한국표준형 경수로가 우리측으로서는 민족발전공동사업이고 북한으로서는 「트로이의 목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표준형 경수로는 98년과 99년 울진3, 4호기가 완공된뒤에도 국내에 4기가 추가로 건설되며 중국에 대한 수출교섭도 성사단계에 있다. 한국표준형 경수로는 미국ABB―CE사의 시스템80을 기준으로 개발됐으나 발전용량을 1천㎿로 줄이고 한국지형과 체형에 맞도록 설계를 변형,현재 개발중인 원전가운데에서는 가장 최신의 기술기준이 적용됐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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