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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막내둥이」 문열자마자 연일 인파/강남중심가“나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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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막내둥이」 문열자마자 연일 인파/강남중심가“나산 돌풍”

입력
1995.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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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해방」전략 주효… 야시장·풍성한 볼거리 매력 강남 중심가에 「가격해방」의 태풍이 불고 있다. 태풍의 진원지는 지난 1일 개점한 나산백화점 강남점. 개점당일 35만명의 인파가 몰린 이후 매일 20여만명의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루 매출실적은 평일 7억∼8억원, 주말엔 9억원 수준이라고 나산측은 밝혔다.

 나산백화점이 표방하는 저가정책은 「가격해방」.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이 프라이스클럽을 열면서 내세운 「가격파괴」, 롯데백화점이 지난 1월 정기할인판매 당시 노마진세일을 실시하면서 내세운 「가격창조」보다 한발 앞선 느낌이다.

 나산태풍의 위력은 매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매장마다 마련된 「가격해방구」코너에는 몰려든 알뜰주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매장의 고급인테리어나 단정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만 없다면 재래시장에 들어온게 아닌가 착각할 지경이다.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단연 지하 1층 농수산물코너와 하이퍼마켓이다. 「굴비 20마리 6천원」 「삼치 2마리 1천원」 「사과 3개 2천원」 「무 1개 2백원」. 물건을 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농수산물 코너에는 주부들은 물론 인근 식당주인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일부 품목들은 오히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보다도 싸기 때문이다. 하이퍼마켓의 15개 계산대도 물건을 한아름씩 든 손님들로 10여씩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하이퍼마켓에서만 하루 매출은 2억원이 넘는다 한다.

 여성 남성복등 의류코너의 성황도 비슷하다. 매장 한가운데 각종 브랜드상품을 가득 쌓아둔 「가격해방구」와 38개 자체브랜드(PB)를 판매하는 오리지널기획코너가 인기다. 특히 자체브랜드제품은 품질수준이 비슷한 유명브랜드의 3분의2 가격이다.

 이 백화점의 또 다른 매력은 백화점광장. 매일밤 하오8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열린 야시장」(오픈마켓)은 백화점인근 지역의 맞벌이부부들에겐 퇴근후 지나면서 들르는 명물 「참새방앗간」이 됐다. 백화점이나 슈퍼가 문을 닫는 늦은 시간에도 식품 잡화 의류를 노마진세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팔기 때문이다. 광장에 설치된 이벤트무대는 고객들에게 볼거리와 행사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

 가격해방을 내세운 나산백화점의 돌풍은 나산그룹은 물론 백화점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백화점은 롯데 현대 뉴코아 삼풍 갤러리아등 대형백화점들에 둘러싸여 있고 매장규모도 기존 백화점의 3분의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입지조건이나 매장면적등 열악한 여건은 영동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 위탁경영당시에도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나산은 강남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공사중인 수서 천호 광명점과 목동점이 문을 여는 97년에는 매장 면적면에서 선두 롯데에 이어 두번째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강남점 임명식점장은 『강남점의 기본목표는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나산의 유통업진출을 널리 알리는데 있다』고 말했다. 강남점의 성공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다.<이재열 기자>

◎“박리다매지속 「나산은 우리편」인식 심어줄것”/김용환 대표이사 일문일답

 『나산의 마케팅전략은 박리다매로 주부들의 지갑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물건값을 기존백화점 가격의 50∼60%로 정했습니다』

 나산백화점 김용환 대표이사의 마케팅전략은 다소 무모하게 보일 정도로 「파괴적」이다. 나산의 이런 마케팅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액이 종전의 6배이상 증가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나산돌풍의 핵은 「반값전략」.

 ―개점기념으로 할인판매를 한다는등 나산의 저가전략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지금의 가격은 일시적인 세일가격이 아니라 정상가격입니다. 기존백화점과 비교하면 나산백화점은 연중세일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백화점들은 그동안 폭리를 취해 왔다는 얘긴가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기존백화점업계의 평균 마진율은 약 18%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산은 5%의 평균마진율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마진율을 낮게 잡아도 매출을 4배이상 늘리면 총이익은 더 많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객들은 싼 물건을 사서 좋고 회사는 이익을 내서 좋은 것이지요. 이게 바로 박리다매정신입니다』

 ―앞으로 서서히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에 대한 약속(박리다매)을 끝까지 지켜 나갈 것입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 고객이 오게 돼있습니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주부들에게 「나산은 우리편」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 줄 것입니다』<이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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