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고백」등 지나친 시청률 경쟁/비인륜적 애정관계·여성의 인형화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몇편의 드라마가 윤리관에서 벗어난 내용이거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여성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이연숙) 매스컴모니터회가 4일 발표한 보고서는 『주간드라마와 미니시리즈들이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도덕성을 파괴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이러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니터회는 3월8일부터 21일 사이에 방영된 MBC TV 「호텔」, SBS TV 「고백」과 「다시 만날 때까지」등의 드라마를 조사했다.
「다시 만날 때까지」는 남자주인공 석진에게 이미 결혼한 여주인공 하영과 하영의 언니 주영, 시누이 승혜, 승혜의 친구 준희등이 연정을 품고 있으며, 하영의 남편 승국과 회사 부하인 혜경과의 애정관계가 시작되는등 적어 놓고 보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관계가 복잡하다.
이렇게 복잡한 애정의 연결고리는 이복 형제가 한 여자를 두고 다투고, 또 여기에 형의 전처가 얽혀드는 MBC의 「호텔」도 마찬가지.
모니터회는 『형제간, 자매간의 복잡한 애정관계가 새로운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시청률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삼각관계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제작진이 벌이는 인륜을 무시한 모험』이라고 비판했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호텔」의 여주인공 수민은 홍보실장이지만 직업과 관련된 업무수행은 거의 없고 사생활에서 주관없이 남성에 의해 조종되는 인형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
「고백」의 경우 부유층 여성의 대부분이 가사노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현실감이 없으며 여성을 노는 사람으로 매도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모니터회는 『현실적으로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 쉽지 않지만 여성도 당당하게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이다. 남성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이미지로 표출되는 반면 여성은 아직도 남성에 의해 운명이 좌우되는 모습으로 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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