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에게 가장 좋은 약은 사랑이다. 인술의 바탕은 인간애에 있다. 사랑의 인술이 「질병의 벽지」를 찾아서 달려간다. 도시의 저소득층이나 농·어촌은 아직도 의료소외지대에 속한다. 가난보다 서러운 병고를 참고 시달리며 살아간다. 인술은 그들을 버려두지 않는다.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라는 구호를 앞세운 한국일보사의 캠페인은 먼저 병들고 가난한 우리 이웃에 눈을 돌렸다. 서울의 8개 대학병원 의료봉사단을 발족시켜 어제 발대식을 가졌다.
사랑의 현장진료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8일부터 시작된다.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각대학병원의 전문인력이 참여하여 주로 생활보호대상자의 건강을 보살핀다. 대한적십자사의 호응으로 약품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수혜자들의 봄맞이가 가슴 부풀어 오를 것이다.
의료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동안 양질의 의술공급은 제한되어 왔다. 인술의 불균형은 이로 인해 의료소외지대를 생기게 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문턱이 높아 보이고 진료의 기회조차 제대로 찾아올 것 같지 않아 체념에 잠긴 계층이 얼마든지 있는 현실이다.
특히 장수시대 고령화시대를 맞아 의료혜택의 확산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고통스러운 것은 소외감이다. 저소득층이나 노년기에 이런 소외감을 느낀다면 병고를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그리하여 무전유병의 현상이 있다면 그것은 곧 사회의 병리이고 책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의 인술이 어찌 이것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과거에도 산발적인 의료봉사 활동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의 대학병원의료봉사단은 규모와 의술의 질에서 차원이 다르다. 국내 최고수준의 병원인력이 스스로 앞장서고 있다. 최신검사장비까지 동원된다. 무료시술도 가능하다. 이 사실만으로도 병고의 시련이 가벼워질 것만 같다.
의료봉사단의 진료는 1차활동이 끝나면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전국의 외딴섬 오지에까지 손을 뻗칠 계획이다. 의료소외지대엔 실로 반가운 복음으로 전해지리라 믿는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각종 재난에 대비해서 구급활동과 현장진료를 실시할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 우리 사회의 허점인 위기대처 능력을 의료계서 감당한다는 의미는 매우 깊다.
우리는 건강과 생명의 든든한 파수꾼이 우리 곁에 있음을 기뻐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구호가 범람하는 우리 주변에서 실천과 행동이 전개됨을 자랑할 만하다. 사랑의 인술은 의료소외지대의 아픔을 덜어 줄 것이다. 「함께사는 사회」만이 진짜 풍요로운 사회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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