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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경제에 대한 경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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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경제에 대한 경고(사설)

입력
1995.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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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없이 잘 나가고 있는 우리 경제에 처음으로 공식적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아무런 조치없이 이대로 나가면 우리 경제가 금년 8월을 정점으로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그때부터 모든 경제상황이 일시에 급속하게 악화돼 내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경기와 물가를 조합해보면 저물가 호황, 고물가 호황, 저물가 불황, 고물가 불황(스태그플레이션)등 4가지 양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중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물론 저물가 호황이고 가장 나쁜 것은 고물가 불황이다. 금융연구원은 그 중 가장 나쁜 경우를 우려해서 경고를 한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미 과열을 우려했고 민간연구소들까지 과열을 걱정했었지만 이처럼 노골적인 경고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 논거는 첫째 현재의 성장속도가 능력을 벗어난 과속이라는 점, 둘째 경상수지적자가 적정선을 넘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 셋째 완전고용상태에서 경기과열에다 4대 지방선거까지 겹쳐 심각한 인력난이 우려되고 있고 이게 바로 분에 넘치는 임금인상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등이다.

 지난해 성장률이 8·2%―. 올해 예상은 금융연구원이 8·1%고 보수적으로 보는 민간연구소들도 7·5∼8·1%다. 올 1·4분기 추정치는 9∼10%다. 잠재성장률(능력에 맞는 적정성장률)이 6·5∼7·0%니까 지금의 성장속도가 과속인 것은 틀림없다. 또 경상수지적자 예상치가 63억5천만달러로 적정수준 기준치인 총수출의 5%(55억달러)를 넘는다.

 물가도 과열기준인 5·7%를 넘어 6%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력난은 산업현장에서 이미 아우성인 실정이니까 재삼 언급이 필요치 않다. 사치성 고급 소비재의 수입러시나 자동차등 고가 내구재의 전례없는 매출신장등 과소비 조짐은 벌써 나타난지 오래다. 모든 정황으로 보아 연구원의 경고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목전의 호황국면에 도취돼 대책 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총통화증가율을 목표치인 16%이상 수준에서 15%이하로 강력히 억제하고 정부 소비지출을 7%수준에서 3·5%이하로 낮추고 아울러 민간 부문의 과소비 경향을 제어할 수 있는 별도 대책과 함께 선거관리를 경제에 위해가 없도록 보다 강력하게 해나가는등 일련의 종합적인 경제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86∼88년의 이른바 단군호황을 장래대비 없이 무대책으로 그냥 보내다가 전례없이 긴 불황과 후유증으로 90년대 초반 내내 몸살 앓았던 전철을 다시 밟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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