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선거… 1차득표 과반 미달땐 재투표/여론조사 우세 「국경분쟁」 악재/“실업자에 일자리” 뒤집기 노려 남미 페루가 오는 9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를 실시한다. 임기 5년의 새 국가원수를 뽑는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1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현대통령과 전유엔사무총장인 하비에르 케야르 후보의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으나 후지모리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케야르를 압도하고 있다.
현지의 관심은 결선투표까지 가느냐 여부이다. 페루대통령 선거제도는 특이해서 최다득표자가 나머지 출마자들의 총득표수보다 한 표라도 더 얻게 되면 당선이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만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지난해 대통령 중임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켜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후지모리는 2월초까지만 해도 1차투표에서의 당선이 확실시됐었다.그는 90년 취임초 연간 3천%에 달하던 초인플레를 지난해 15.4%로 떨어뜨렸고 좌익 게릴라 단체인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의 세력도 크게 약화시키는등 정치·경제적 안정을 이룩했다. 특히 에콰도르와 국경분쟁이 발발했을 땐 군복차림으로 최전방 전투기지를 방문, 국가위기를 헤쳐나가는데도 남다른 노력과 수완을 발휘한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이미지가 상대후보의 적극 공세로 자꾸 퇴색되고 있다. 후지모리는 에콰도르에 빼앗겼던 티윈사 지역을 재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상대후보에 의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 페루는 일련의 전투에서 50여명의 희생자를 내 에콰도르의 25명 보다 두배가량 희생자가 많아 국경분쟁에서 패한게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후지모리가 45∼47%, 케야르전유엔사무총장이 22∼23%의 지지를 얻었다. 후지모리의 인기가 2월초에 비해 12% 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이다.
케야르후보는 후지모리의 인기 하락에 따라 1차 투표에서 후지모리의 과반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 케야르는 외국투자를 적극 유치, 약 2백만명의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대선공약을 앞세워 막판뒤집기를 노리고 있다.<상파울루=김인규 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