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내 유일한 아시아계·최연소/한국법연구소 설립 등 앞장서/미속에 모국문화심기 숨은 주인공 학자로서의 경륜보다는 아직은 청년의 패기와 의욕이 앞서보이는 노정호(33)교수는 콜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이자 최연소교수로 주목받는 젊은 학자다. 『한미간을 포함한 국제거래에 있어 갈수록 빈번해지는 법절차상의 분쟁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을 스스로에게 과제로 던져놓고 있는 그는 이번학기부터 「국제비즈니스거래」강좌를 통해 미국기업이 한국과 거래할 때 알아야 할 한국의 법체계와 문화배경을 강의하고 있다.
노교수는 정식 부임전인 지난해 11월 로스쿨내에 설립된 「한국법연구소」 초대 부소장에 임명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법연구소 설립은 그가 이대학 로스쿨 재학시절부터 꿈꿔왔던 것. 재학시절 그는 일본법연구소나 중국법연구소가 이미 20여년전에 설립돼 법학교류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 자국문화에 친근한 엘리트들을 미국사회에 진출시키는 것을 지켜봤다.
『대학에서 접한 지식은 평생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국사회의 중추역할을 하게 되는 로스쿨 학생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것은 돈으로 따질수 없는 값진 투자』라는 생각도 이때 갖게 됐다. 때문에 평소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던 마이클 영교수와 한국법연구소 설립에 대해 재학시절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같은 인연이 결국 연구소 설립이라는 결실을 맺게 했으며 그를 강단에 서게 만들었다.
한국법연구소는 오는 6월 서울에서 「WTO(세계무역기구)체제가 지역무역장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체계적 접근」이라는 주제의 국제회의를 서울대 미국학연구소와 공동개최함으로써 첫 걸음을 내딛는다. 노교수는 『양국의 전문연구인력을 확보, 분쟁해결절차와 지적재산권문제등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서 발생하는 국가간 법적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법체계를 미국에 소개하는 것 못지 않게 미국법체계를 한국에 알리는데도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의 법체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협상력 부재현상을 없애기 위해 미국법에 관한 저술은 물론 한국법연구소에 한국관리와 법조계 인사등을 위한 연수과정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5년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뒤 『한미간 거래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법적 분쟁이 많아지면 미국법체계에 정통한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만을 믿고서 전공을 벗어난 그는 자신이 미국보다는 조국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최근 미국대학의 로스쿨이 사법개혁의 모델인양 대학과 정부가 나서고 있는데 대해 『사법개혁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위이지만 미국에서도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법조계내에서 일고 있는 로스쿨제도를 무작정 도입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것도 자신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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