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300명에 선고… 집행은 40건미만 미국에서는 매년 2만2천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또 살인혐의자중 1만8천명이 체포되고, 이중 3백명이 사형선고를 받는다. 하지만 정작 사형집행은 40건도 안된다. 판결에서 집행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7년10개월이다.
사형집행이 늦어지는 것은 수없이 반복되는 항소에다 변호사 선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에서 선임하는 변호사들로는 재판을 감당할 수 없어 민선 변호사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3분의 1가량이 변호사 선임이 안된 상태다. 돈도 엄청나다. 변호사비등 재판과정에 드는 비용에 먹이고 재우고 감시하는데 드는 돈을 모두 합하면 사형수 1인당 평균 2백16만달러가 든다.
사형선고 기준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다. 뉴햄프셔주는 청부살인·경찰관살인·납치살인·종신형 복역수의 살인에 대해서만 사형선고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조지아주는 모든 살인에 대해 사형선고를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밖의 대부분의 주는 1급살인에 사형을 적용한다. 사형선고 주체도 주에 따라 달라 텍사스와 조지아주는 배심원들이 선고를 내리는 반면, 플로리다·애리조나·앨라배마주는 판사가 최종결정권을 갖는다.
사형집행방식도 가지가지다. 일부이긴 하나 고전적인 방식인 교수형과 총살형을 시행하는 주가 아직 남아 있다. 전기의자와 가스실도 20세기초부터 계속돼온 사형방식이다. 최근에는 약물주입 방식이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다. 사형수의 고통을 최소화한다는 배려에서다.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끊임없는 시비거리가 되는 이유는 돈과 인종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는 현재 2천여명이다. 이중 40%가량이 흑인이다. 흑인인구가 미국전체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배이상 높은 비율이다.
범죄자의 인종도 인종이지만 희생자의 인종이 더 결정적인 변수다. 77년 유타주가 총살형을 도입함으로써 사형제도가 부활된 이후 처형당한 사람의 85%가 백인을 살해한 살인범이었다. 흑인을 살해한 살인범은 11%에 불과했다. 유전무죄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살인범이라도 돈이 많으면 실력있는 변호사를 선임해 사형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