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급습 치안책임자 사살/정부군과 교전 심야까지 화염【마닐라·잠보앙가 외신=종합】 ○…회교게릴라들의 기습을 받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한적한 해안도시 이필시는 4일 낮 순식간에 「전쟁터」로 돌변했다.
약3백50명의 중무장한 회교반군 게릴라들이 배와 버스를 이용, 대낮인 하오 1시45분(현지시간) 해안도시 이필시에 대한 대대적인 기습공격을 가했으며 시가지는 삽시간에 약탈과 방화의 무법천지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쳐들어오던 모습은 마치 군부대가 수륙양용작전을 펼치는 것과 같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고 전했다.
○…분대병력으로 나뉘어진 이들 게릴라들은 중심가 7개의 은행중 4곳을 강탈하는 한편 한 백화점을 무차별 약탈하고 도심 곳곳에서 방화를 자행했다. 시내 중심가에선 밤늦게까지 화염이 치솟았으며 시외곽에서는 간간이 총소리도 터져 나왔다.
자동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이들 테러범들은 또한 이필 경찰서를 급습, 현지 치안책임자를 사살하는 한편 은행지점장등 1백명이 넘는 인명을 무차별 살상했다.
한 시내 전화교환원은 『이들 테러범들이 민간인 주택을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약탈을 벌였다』고 격분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일부 테러범들은 군복에 적색 머리띠를 둘렀으며 일부는 반바지차림에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회교게릴라들의 난동이 수그러들기 시작한 것은 장갑차를 앞세운 군부대가 진압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부터. 사태가 발생하고 한참 뒤에야 현장에 출동한 필리핀 102여단소속 군병력은 회교게릴라들과 30분간 도심 한복판에서 치열한 교전을 전개했다. 이후 필리핀군 추가병력이 헬리콥터를 통해 도착하면서 반군의 기세가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필리핀 군에 압도된 게릴라들은 도심 외곽으로 점차 퇴각하면서 이필시 외곽 산악지대에서 산발적인 저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교반군들의 공격으로 희생된 시민등 1백50여명은 곧바로 병원 영안실과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이필시가 워낙 인구 5만명의 소도시여서 병원규모가 작은 탓에 유족등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을 이뤘다. 병원관계자들은 50여명의 부상자들중 중상을 입은 사람이 많아 사망자가 늘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라디오방송들은 주민들중 부유한 계층 일부는 반군들의 위협을 받고 정기적으로 상납해 왔다며 한 기업인이 납치된 아들의 몸값을 거부한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격이 이뤄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비 반군 모로민족해방전선/민다나오 회교국 목표 25년 투쟁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이필시를 급습한 것으로 알려진 회교반군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은 민다나오섬에 회교국가 건설을 목표로 지난 25년동안 필리핀정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여온 극렬 저항조직이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여서 전체적으로는 회교도가 소수이나 민다나오섬에는 인구 7백50만명중 회교도가 30만명을 넘어 MNLF와 또다른 회교무장세력인 모로회교해방전선(MILF)의 활동 근거지가 돼왔다.
MNLF는 80년대 중반 한때 비폭력 회교원리주의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나 무장투쟁 노선으로 급선회, 가톨릭 교회에 대한 폭탄테러와 외국선교사 납치등 과격활동을 자행해 왔다.
특히 MNLF의 전위세력인 「아부 샤아프(신의 아들)」는 대원이 3백여명에 불과하지만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구입한 첨단무기로 중무장하고 있으며 과격한 도시테러를 일삼아 왔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70년초 정부군의 대대적인 회교게릴라 소탕작전에 희생된 부모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복수심에 불타 양민학살등 무차별적인 투쟁을 벌여왔다. 이들중 일부는 「국제 회교여단」에 자원입대, 아프간 내전에 참가해 실전경험을 익혔고 민다나오섬으로 돌아온 이후 아프간 내전의 베테랑전사들을 교관으로 초빙, 실전을 방불케 하는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3년 다바오시의 한 성당에 폭탄을 장치, 8명을 폭사시킨 것을 비롯해 94년에는 바실란 섬에서 버스를 납치, 학생등 15명을 사살하는등 극렬한 테러행위를 저질러 왔다.<이종수 기자>이종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