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우리 해외여행객들의 탈선행각이 국제적으로 지탄의 대상에 올라 자성의 소리가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마약관광」이란 오명마저 겹쳐 더욱 걱정스럽다. 엊그제 우리 여행객 두명이 태국서 마약관광을 즐기려다 한명이 절명, 그동안의 소문이 사실임이 드러난 것이다. 근년들어 외국으로부터 마약등 습관성의약품의 유입이 증가, 국내단속이 강화되자 일부 상습이용자들이 세계적 마약산지인 동남아와 마약구입이 손쉬운 태국등지로까지 마약원정여행을 은밀히 즐겨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탈선해외여행객들이 나라밖에서 펴보이고 있는 어글리 코리안의 행태란 한두가지가 아닌 셈이어서 톡톡한 나라망신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가장 자주 입에 오르내린 지나친 보신열기를 비롯, 향락·도박·헤픈 씀씀이와 골프장등에서의 거친 매너등도 모자라 마약소동도 불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사태는 OECD가입신청등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진입의 한국이라고 자랑하면서도 우리의 해외여행문화나 도덕성이 여전히 후진국수준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런 후진성의 원인과 책임이야 탈선여행자 개인에게 먼저 돌려야 하겠지만 과당경쟁속에서 지나친 덤핑과 비정상적 알선을 일삼는 우리 해외여행업계의 구조적 문제마저 내재되어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구체적으로 이번 마약사건조사에서도 드러났지만 이번 태국에서의 마약관광사건에서도 1인당 3박4일의 지상여행경비(랜드피)가 고작 미화 40달러(한화3만원)였다니 충분히 짐작이 가는 일이었다. 결국 여행자들을 바가지쇼핑이나 향락업소에 안내해 알선사례비를 받아 부족경비를 충당했다는 것이고, 이같은 방법이 급기야 마약주사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태국은 세계적 마약산지인 황금의 삼각지와 접경하고 있어 마약구입이 손쉽다. 특히 창마이등 태국의 국경지방은 그런 이유로 곧잘 관광객들의 행렬이 안내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직후 태국현지에서 영업중인 57개 한국인 여행알선업 대표들이 즉각 총회를 열어 덤핑 및 탈선관광의 부조리근절과 자정을 결의했다는 사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말해준다.
이번의 자정결의를 계기로 탈선여행알선업체에 대한 당국의 집중단속은 물론이고 철저한 재교육필요성도 높아졌다 하겠다.
흔히 해외여행은 사람을 크게 눈뜨게하고 애국자로 만든다고 한다. 또한 해외여행자의 몸가짐과 교양을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이 판가름난다고 한다. 세계화란 구호만으로 저절로 되는게 아니다. 이런 일부 해외여행객들의 파행을 근절하고 여행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일도 매우 중요함을 당국과 국민이 다 함께 자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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