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본토 물을 사서 먹는 홍콩사람들의 물에 대한 애착은 유별나다. 물이 생명의 원천일뿐 아니라 양도 넉넉지가 못한 탓인지 「한번 받은 물 세번 쓰고 버리자」는 절수구호가 통용될 정도다. ◆지난 50년대초 20여의 대형 송수관이 중국과 연결됐을 때의 일들이 지금도 홍콩에선 화제가 되곤 한다. 송수관 주변에 이중철조망이 쳐졌고, 「접근하면 발포한다」는 경고문과 함께 큰 해골그림마저 그려졌으며 무장군인도 배치됐다. 또한 송수관 훼손범엔 살인행위에 해당하는 극형이 명시됐고 각급학교 교과서엔 송수관보호와 상수원의 오염방지에 관한 단원도 신설되었던 것이다. ◆60년대말 문혁기간중 국경지대에서 홍위병이 날뛰었을 때 홍콩 주민들은 자경대를 조직해 송수관과 정수장경비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극성으로 대륙의 난민유입이 급증하는 엉뚱한 사태도 생겼다. 송수관을 타고 오면 송수관보호 때문에 경비병이 발포 못할 줄을 난민들이 미리 알아버린 때문이었다. ◆그런 극성을 생각하면 1천8백만 수도권 인구의 젖줄인 우리의 팔당호 주변 상수원보호지역의 실태가 더욱 한심스럽게 여겨진다. 최근의 감사원 조사결과는 일부 공직자들의 근무태만과 결탁으로 보호망에 구멍이 뚫려 러브호텔을 비롯한 온갖 탈법시설물의 오염배출지역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치수란 나라의 으뜸일중 하나인데도 이런 형편인데, 지방자치 실시로 수계별 일관성 있는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때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이 앞을 가린다. 지금이라도 정부당국은 과거 홍콩이 펴 보였던 물극성에서 교훈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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