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엔=900원」시대 눈앞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엔=900원」시대 눈앞

입력
1995.04.02 00:00
0 0

◎엔고속도 원고보다 빨라… 물가불안 등 부작용/기업·금융기관 “환율변동폭 크고 불규칙” 당혹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의 환율이 「1백엔= 9백원」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일 금융결제원이 고시한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백엔당 8백90원76전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무려 28원51전이나 오른 것이다. 현재의 환율결정방식에 의하면 국내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현재수준(1일 기준환율 7백71원40전)일 경우 국제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85.71엔(1일 한때 86.23엔까지 하락)까지만 떨어져도 원―엔 환율은 1백엔당 9백원까지 오르게 된다. 원화와 엔화의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형성되는 엔―달러 환율에 연동해서 결정(이른바 재정환율)되기 때문이다.

 엔고의 가속화는 우리나라의 수출증대에 일단 청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물가불안등 부작용도 그만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달러가치 하락의 경제적 영향」이라는 자료에서 달러화에 대해 엔화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2.0%정도 증가하는 반면, 수입물가의 상승과 고성장으로 소비자물가도 0.5%정도 추가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달러화에 대한 우리나라 원화가치가 2%정도 절상되면, 엔화가치 상승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들어 1일 현재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는 13.2% 상승한 반면,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2.2% 올랐다. 엔고의 속도가 원고의 속도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따라서 우리경제는 최근의 원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엔고의 이점과 부담을 동시에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최근의 급속한 환율변동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환율변동폭이 너무 큰데다 변동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31일만 해도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8백62원25전으로 전날보다 10원35전이나 떨어졌는데, 1일에는 다시 28원51전이나 올랐다. 31일의 시장상황만 보고 엔화결제를 미룬 기업은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들어 금융기관들은 외환거래를 초단기화하고 있다.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을만큼 환율변동이 급격하기 때문에 일단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달러나 엔화를 보유하는 즉시 팔아버리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올해초 95년중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이 1백2∼1백5엔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 원―엔화 환율도 7백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과는 완전 반대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환율변동이 이처럼 크고 불규칙적인 것은 무엇보다 국제 외환시장의 큰손인 핫머니의 영향 때문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김상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