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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의 조선상고사(고전여행: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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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의 조선상고사(고전여행:4)

입력
199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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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외세배격 자주사상/단군∼백제 부흥운동/모두 11편으로 엮어 일제에 머리를 숙이는 것이 싫어 고개를 들고 서서 세수를 했다는 단재 신채호(1880∼1936). 열혈독립투사 단재는 빼어난 역사가이기도 했다.

 「독사신론」 「조선상고문화사」 「조선상고사」등 일련의 역사연구를 통해 단재는 우리 역사학을 근대적인 역사과학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단재의 후반기 역사저술인 「조선상고사」는 한국고대사를 민족주의사관으로 써내려 간 한국근대역사학의 중요한 저작이다. 민족주의에 입각해 전통적인 유교사학과 일본황국사학의 한국사 왜곡을 시정하고 이들의 역사인식, 역사연구방법을 극복하려 했다.

 지나치게 민족주의적 관념에 사로잡혔고 사료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등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재사학은 전통사학과 근대사학, 식민주의사학과 민족주의사학이 만나는 접점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재사학이 이러한 비판속에서 1930년대의 정인보 문일평등에 의해 발전돼 갔고 1940년대에는 손진태등에 의해 관념론적 한계를 극복, 신민족주의사학으로 비약한 것이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상고사」는 단군시대부터 백제의 멸망과 부흥운동까지를 다루고 있다.

 총론에서 단재는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는 역사이론을 펼쳤고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서는 사료의 수집·비판이 선행돼야 한다는 실증주의적 역사방법론을 강조했다. 또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노예성에 근거한 사대주의」로 비판하고 이종휘의 부여·고구려 중심의 한국사 인식을 그대로 수용했다.

 2∼4편에서는 상고사를 신수두시대, 3조선 분립시대, 열국쟁웅시대로 구분하고 이를 부여와 삼한으로 이어지는 정통으로 보았다. 또 한사군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거나 랴오허(요하)지역이었던 것으로 결론짓고 우리 역사영역이 한반도가 아닌 만주와 북중국 일대에 걸쳐 있었음을 강조했다.

 삼국의 성립과 대외항쟁기를 다룬 5∼10편에서는 외세로부터 우리민족을 지켜낸 고구려를 삼국 중의 정통으로 파악했다. 또 백제가 근구수왕·동성왕때 랴오시(요서)지역을 공격, 소유했다는 요서경략설을 주장했다.

 이같은 단재의 역사인식은 11편에서 외세와 손을 잡고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린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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