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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와 과소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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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와 과소비(사설)

입력
199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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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4분기의 무역적자가 46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늘어난 것이다. 무역규모가 수출입 합쳐 2천억달러를 넘는 우리 경제규모로는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나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멕시코 페소화의 붕락, 영국베어링스금융회사의 파산, 엔고 달러저의 심화, 원화절상의 지속등 국제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격동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수출입에 미칠 영향자체가 불투명, 무역적자의 급등현상에 일단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무역적자급증은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크게 앞지르는 데서 일어난 것이다.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3월들어 27일현재 수입은 96억3천1백만달러, 수출은 75억3천5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32%가 늘어난 것이다. 월말까지는 3월 한달동안 수입이 1백억달러를 상회할 것이 확실하다. 지난해 12월이후 두번째로 월별수입이 1백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이다.

 수입증대 그 자체에 놀랄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수입형태다. 우리 경제는 자본재와 원·부자재의 수입비중이 전통적으로 높고 소비재의 수입은 정부의 정책등에 의해 의도적으로 억제돼왔던 것인데 세계무역기구(WTO)체제등 세계적인 시장개방확대에 따라 소비재의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게 문제인 것이다.

 특히 올해와 같은 경우 엔고에 따라 주로 일본에서 도입해 오는 기계설비등의 자본재와 전자·반도체등의 특수부품등 특정 원·부자재의 수입은 같은 물량이라도 수입금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다가 곡물·쇠고기등 농축산물에서부터 고급의류·자동차등에 이르기까지 소비제품의 수입까지 급증(2월말현재 32·5%)하고 보니 엔고덕분에 수출이 늘어난다 해도 수입증가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올해라고해서 수출입양상이 크게 변한것은 없다. 지난해보다 소비재의 수입이 격증한게 다른 것이다. 소득수준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성향의 고급화와 외제선호추세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제수입차의 경우 올해부터 수입관세를 10%에서 8%로 인하하고 7천만원이상 고급차에 대한 취득세를 15%에서 2%로 세금인하조치를 취한 때문인지 지난 1·2월 두달사이에 수입이 3백50%나 증가했다. 또한 가사용구(이하증가율 51·4%), 편물·방적물(60·7%), 의류(93·7%), 신발(89%), 식음료(44·4%)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우리가 무역적자를 줄이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소비재수입의 감소다. 이러기 위해서는 과소비의 억제가 지름길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소비억제를 강요할 수 없다. 국민들 특히 있는 계층들이 알아서 과소비를 자제해 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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