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설 6,000가구뿐… 30만가구 대기/신청자 91%가 정상시청 못해/컨버터 결함·외화 편성비율 초과도 케이블TV 본방송을 시작한지 31일로 한 달을 맞는다. 1개월이 됐지만 정작 가정까지 연결돼야 하는 전송망 및 인입선가설이 심각하게 지체되고 있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3, 4월 두달간 케이블TV를 무료방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5월1일까지 줄잡아 30만 정도의 유료시청자가 방송을 시청해야 최소한의 광고 및 시청료수지가 확보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지난 1일 본방송 개시 당시 2만가구이던 전송망시설 완비가구수는 한달간 겨우 6천여가구밖에 늘지 않았다. 케이블TV 3개 분야 중 영상물을 제작·분배하는 프로그램공급자(PP)와 이를 가정까지 중계하는 전국 50개 종합유선방송국(SO)은 이미 정상적인 궤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전송망 설비를 맡고 있는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전송망사업자·NO)은 무료방송으로 빚어지고 있는 PP와 SO의 손실 위에서 잠자고 있다.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은 93년12월 당시 업자들에게 본방송개시 전까지 1백만가구분의 전송망을 완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9일 공보처가 주관한 사업자대책회의에 참석한 SO대표들은 『2년 가까이 준비기간을 가진 한통과 한전이 이제와서 전문인력과 전송망장비 부족 같은 기본적 사안을 핑계로 끝없이 작업을 지체시키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업자단체인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회장 김재기)는 인력과 장비의 획기적인 보충이 없는 한 전국적으로 하루에 2천5백여 가구 정도인 현재의 전송망가설 속도로는 5월 유료방송 전까지 10만가구분도 연결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금도 이미 가입신청을 한 30만2천여가구(3월17일 현재)중 91%정도가 정상시청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송망지체와 함께 컨버터품질에 대한 민원도 쇄도하고 있다. 전국 컨버터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기제품에 대해 박근숙 SO협의회장은 여러 결함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순수 국산품이라는 이유로 결함을 감수하면서 발주했는데도 불량상황에 대한 서비스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1개 SO당 2명 정도의 애프터 서비스사원을 배치해줄 것』을 삼성전기에 요구했다.
한편 케이블TV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설비쪽에 쏠려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채널에서 외화편성비율을 초과하는가 하면, 뮤직비디오프로그램의 선정성·저질화가 나타나고 있다. 음악채널인 뮤직네트워크(채널27)의 경우는 30% 이내로 제한된 외화편성비율을 어기고 최근 50∼60%까지 수입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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