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포기 “잘하면 2∼3곳”/호남제외 인물난에 엄두못내 여야가 광역단체장후보를 놓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민자당은 현실적인 한계로 경선을 사실상 포기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집권여당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실정이다. 민주당은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인물난에 허덕이며 경선방향을 잡지못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내에는 『자칫 분위기만 타다가 인물에서 밀려 패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마치 여야가 본선에 들어가기도 전에 예선부터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민자당의 기류는 경선후퇴로 흐르고 있다. 당직자들은 29일 경선포기라는 시각에 대해 『언제 우리가 모든 지역에서 경선하겠다고 했느냐』고 반박했다. 김덕룡 사무총장은 『당초부터 시도지부의 의견을 들어 경선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총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선지역은 당초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경선지역이 9곳이상』이라는 당초 예상은 「잘하면 2∼3곳」이라는 초라한 현실로 돌변해 있다. 경선지역의 축소는 경선후유증으로 정작 광역단체장선거에서 낭패를 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여권핵심부의 의중이 실린 인물이 경선을 통과하기 힘들다는 인식도 경선후퇴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사전조정설」 「외압설」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소문들은 밑도끝도 없는 내용이고 당사자들도 『과장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만은 사실이다. 대표적 혼선지역인 인천의 경우 서정화(서정화)지부장이 이날 당직자들을 찾아가 『당의 지침이 뭐냐』고 물은 데서도 민자당의 「경선딜레마」가 잘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강세지역은 후보난립과 외부인사 영입작업의 차질로 아직 구체적인 경선구도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고 취약지역은 고질적인 인물난 때문에 경선자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서울의 경우 당내에 4명의 경선주자들이 뛰고 있지만 동교동계가 이회창 전총리, 조순 전부총리등의 영입에 강한 집착을 보이며 경선을 계속 미루고 있어 후보향배와 선출시기등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텃밭인 전남에는 사실상 공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대중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의중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중진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데다 이에 따른 도내 지역갈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경선을 실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 역시 향후 영입결과를 지켜봐야 경선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는 반대로 영남 충청 강원등지에서는 마땅한 인물이 없어 경선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 다만 충북에서 이룡희 고문이 고군분투중이나 당내에는 적수가 없어 명실상부한 경선은 불가능할 것 같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들 지역에 신민당및 자민련과의 연합공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데 결국 낙점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 후보경선은 몇몇 강세 또는 경합지역에 국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영성·유성식 기자>이영성·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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