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연장,핵강국 양보에 달렸다”/조약 유지위한 87개국 지지선 확보 안돼/제3세계 「비핵화시기 규정」 등 조건부지지/미·러 등 입장완화 안하면 체제붕괴 소지 러시아 해외정보국(KGB의 후신·국장 예브게니 프리마코프)은 최근 핵확산금지조약(NPT)전망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내달 미뉴욕에서 열릴 NPT연장협상에서 미국과 러시아등 5대 핵강국이 제3세계에 양보하지 않을 경우 NPT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보고서를 요약한다.
NPT체제의 장래에 관한 시나리오는 ▲NPT체제의 무기연장 ▲25년주기의 조약연장 ▲5∼10년주기의 조약연장 ▲협상실패에 따른 NPT체제의 붕괴등 크게 4가지다.
러시아는 첫번째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고 두번째도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 있으나 마지막 경우인 NPT의 체제붕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NPT의 무기연장을 지지하는 국가는 70여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북한과 예멘, 베네수엘라등은 NPT의 어떠한 연장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란등 38개국은 연장에는 찬성하나 완전한 비핵화시기를 규정하고 민수용 핵기술이용에 관한 광범위한 허용등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조건을 주장하고 있다.
내달 열릴 뉴욕회의에서 NPT연장을 위해선 1백72개 회원국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87개국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60개국중 최소 17개국의 지지를 끌어내야 NPT 붕괴를 막을 수 있다.
러시아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 안보에 대한 확신을 주고 핵확산을 통제할 수 있도록 「초국가적 대량파괴무기확산방지 다목적 센터」를 설립할 것을 촉구한다. 이 기구는 유엔 안보리에 직속돼, 세계각국의 정보기관으로부터 대량파괴무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을 띠고 있다.
세계는 현재 핵무기 확산 위협에 처해있다. 해외정보국의 비공식 극비정보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연간 군사용 플루토늄 1백30㎏(핵폭탄 10개제조가능)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핵시설과 기술수준으로 볼때 플루토늄을 실제 핵실험에 이용하는 기폭장치를 개발할 만큼 높은 수준에 오른 것은 아니다. 북한이 무기용 플루토늄을 일정량 보유하고 있더라도 아직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은 없다.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주한미군은 핵무기를 철수했다. 일본은 핵무기나 운반기구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나 핵물질의 효과적 통제에는 문제가 있으며 핵개발 프로그램의 투명성도 의심받고 있다.
중동지역에선 이라크가 현대화한 핵개발프로그램을 추진했으나 걸프전이후 모든 시설이 파괴됐다. 리비아는 핵무기와 개발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핵에너지의 민수용 연구를 한 경험은 있다. 이란의 경우 외부도움 없이는 핵물질을 생산할 수 없으며 불법적으로 핵연료가 반입됐다는 정보도 없다.
만약 NPT체제의 연장에 실패할 경우 세계 핵보유국은 12개국이 될 것이며 오는 2000년까지는 20여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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