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책임법 제정등 큰 성과 『절대로 소비세를 못올린다』
작년 11월 일본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세 세율을 3%에서 5%로 올리려는 정부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도쿄(동경)거리를 누비며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는 전국의 주요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가,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제33회 전국소비자대회. 전국의 주요 소비자단체가 참가, 소비자운동의 방향을 논의한 이 대회의 슬로건은 ▲ 소비세 세율 인상반대와 불공평 세제시정 ▲식량 자립·자급률 제고 ▲정보공개법 조기 제정 및 소비자 법제 충실화등이었다.
이 두 행사는 최근들어 일본 소비자운동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일본 소비자운동은 이제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라면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정면에서 「개입」하고 나서겠다는 태세이다.
정부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대안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본 소비자 운동도 값싸고도 질좋은 제품을 위해 싸우면서 성장했고 제조업체의 과실(과실)과 유해 식품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왔다.
일본의 소비자단체들은 제품의 결함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제조업체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제조물책임(PL)법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것을 큰 수확으로 꼽고 있다. 20년 숙원사업이 결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운동은 이제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뿐 아니라 정부를「주 운동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단체는 소비세 인상반대 투쟁을 계기로 앞으로는 모든 종류의 세금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 온당한 명분아래 합리적으로 쓰이는 지를 감시하겠다는 이야기다. 납세자의 기본권 확립을 위해서도 싸울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운동의 관심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일본소비자연맹 운영위원장 도미야마 요코(부산양자·여·62)씨는 『소비자운동의 이념은 생명 존중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침해하는 그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자력 에너지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소비자운동의 생명운동 성격을 말해준다. 전국지역 부인단체연락협회를 비롯, 주부연합회 소비가격연합회 전국소비자단체연락회등 일본의 소비자단체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 외에 지역 주민들끼리 움직이는 이름없는 단체도 수없이 많다. 일본 소비자운동은 생활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도쿄=박광희 기자>도쿄=박광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