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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베끼기 심하다

입력
199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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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사랑은 블루」「고백」 MBC「호텔」등/독창적 소재·구성없이 과거인기작 모방 TV 드라마의 베끼기가 심각하다. 과거 인기작품을 모방하는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작가나 연출자들이 독창적인 소재나 구성을 개발하기 보다는 이미 인기를 얻었던 작품을 요즘 분위기에 맞게 고치는게 더 편하고 최소한의 시청률도 확보할 수 있다는 안이한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성 보다는 인기를 기준으로 선택한 표절성 드라마의 소재 대부분은 삼각 애정싸움 아니면 젊은이들간의 갈등이고 전체의 흐름보다는 연기자의 캐릭터와 화려하게 치장된 영상으로 구성의 허점을 감추고 있다.

 과거에 성공한 드라마의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대사나 장면만을 강조해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보겠다는 상업주의적 계산이도 보인다.

 이런 현상은 노하우가 적은 SBS 드라마와 최근 시청률을 만회하려고 애쓰는 MBC 드라마에서 눈에 띈다. 「모래시계」이후 이렇다 할 완성도 높은 작품이 없는 SBS는 최근 시작한 드라마와 방영 중인 주말극들이 독창성이 떨어진다. 청소년을 겨냥한 「사랑은 블루」는 스포츠라는 소재, 친구간의 대결과 우정, 삼각관계등에서 지난해 초 화제를 모았던 MBC 미니시리즈 「마지막 승부」와 너무나 흡사하다. 연출기법도 비슷하다.

 30대 기혼자들의 빗나간 사랑을 다룬 「다시 만날 때까지」와 「고백」도 이미 수차례 드라마에서 보여준 소재이고 내용전개의 우연성까지 답습하고 있다.

 「고백」은 90년 방영했던 MBC의 「어둔 하늘 어둔 새」를 연상시킨다. 주연을 맡은 연기자도 같은 탤런트이다. 주말극 SBS 「이 여자가 사는 법」의 황당한 인간관계와 상식을 무너뜨리는 행동이 주는 웃음은 과거 김수현의 코믹 홈드라마를 극단화한 것이고, MBC 「호텔」은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무대를 백화점에서 호텔로 바꿔 놓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작가들이 다양한 취재와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쓰기 보다는 재미있는 요소들만 짜깁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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