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발표한 96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시행계획을 보면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정부의 세계화국정지표에 따라 고교생들의 외국어공부를 듣고 말하기위주로 유도키 위해 외국어영역의 듣기문항수를 8개문항(16%)에서 10개문항(20%)으로 늘린다는 것 정도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 할만하다. 시험을 불과 8개월밖에 남겨놓지않은 고3수험생들을 위해서는 시험의 출제방향이나 시행방법을 크게 바꾸지 않은 것은 수긍할만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육부가 신뢰도를 잃을대로 잃은 수학능력시험을 개선 보완하기위한 개선의지를 보이지않은데는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지난번 대학입시에서 수학능력시험의 성적이 학생들의 진짜실력을 반영하는 상관도측정에서 크게 실패했음이 드러났다. 수학능력시험성적 1백40점대 수험생이 소위 명문대학 최고인기학과에 합격했고 또 많은 대학에서 수학능력성적중위권들이 수석합격을 석권해 수능시험의 신뢰도를 추락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예비수험생들에게 수능불신 본고사과신이라는 역기능을 낳기에 충분했다. 수학능력시험 성적과 고교내신성적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1백20여개 대학들로 하여금 『실력없는 학생만 뽑은 게 아닌가』하고 개운치않은 의문에 빠지는 부작용도 낳았던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현상이 대학별본고사의 까다로운 출제때문만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본고사를 치는 대학들로 하여금 본고사폐지를 권장하는 지시만 했을 뿐 수학능력시험의 출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여주지 않고있다. 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막연한 말만 했을 뿐이다. 수학능력시험이 수험생의 실력을 정확히 측정 반영할 수 있도록 변별력을 높이자면 지금과 같은 출제위원구성과 출제방식으로는 안된다. 시험 한달전에 급히 불러모은 대학교수출제위원과 문제를 검증하는 고교교사로 구성되는 출제위원들이 합숙하며 출제하는 급조방식으로는 수험생들의 진짜실력을 가리는 좋은 출제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교육부도 그 점을 인정, 문제은행식 출제를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그런 방침이란 전문출제위원확보와 엄청나게 소요되는 예산때문에 한두해사이에 가능한 일이 못된다. 장기적으로 추진할 일이다.
그렇다면 무슨 단기대책이 있겠는가. 출제위원구성을 확대하고 보다 전문화해야한다. 출제기간도 최소한 3개월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이 단기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수학능력시험의 신뢰도가 더이상 떨어진다면 국가고사로 존재할 의미를 상실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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