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일본 두 경제대국의 증권시장이 극히 대조적인 쌍곡선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활활 달아오르는데 일본 닛케이지수는 끝이 안보이는 내리막길을 걸어 양국증시가 연일 상반된 기록경신을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최근 「엔강, 달러약」추세이후 두드러져 양자의 함수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편집자주> ◎경기주춤… “금리인상 없을것” 활황지속 편집자주>
미국의 뉴욕증시는 꾸준한 활황세다. 다우존스 공업주가지수는 지난달 23일 4,003·33으로 사상처음 4천선을 돌파한 이래 계속 상승세를 유지, 24일 4,138·67에 폐장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다우존스지수가 이날 최고치를 기록한 주된 이유는 투자가들이 더 이상의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 확신은 내구재 생산고가 지난해 10월이래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상무부 발표에 따른 것이다.
상무부에 의하면 내구재 공장주문은 1월중 1·4% 상승했으나 2월 들어 0·8% 떨어졌는데 이는 미국경기가 둔화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확실한 증거로 여겨졌다. 따라서 경기과열을 조절하기 위해 계속돼 온 금리인상은 이제 그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판단이 증시에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8일 회합을 가질 예정이지만 금리인상이 논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달러화의 하락 속에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경제에 대한 투자가들의 낙관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순환이 활황에서 심한 불황으로 직하하지 않고 연착륙(SOFT LANDING)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즉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실업과 인플레이션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상적인 경제순환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도 이 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따라서 달러화가 계속 하락세에 있지만 FRB가 당장 금리를 인상해 이를 회복시킬 의사는 없다는 게 지배적인 진단이다.
현단계에서 미국경제계의 전반적인 시각은 달러화 약세가 적어도 산업분야에서만큼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 달러화는 이제 더이상 떨어질 수 없을 만큼 충분히 절하됐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24일 달러화는 전후 최저치였던 전날의 88·15엔에서 88·95엔으로 반등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주가를 최고치로 올려놓는데 한몫을 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하락일로 닛케이지수/엔고등 잇단악재… “더하락바닥” 엇갈려
일본의 주가가 금년 들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4일 1만9천6백84엔이었던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지난 23일 심리적 저항선인 1만6천엔마저 붕괴, 1만5천엔대로 떨어지는등 도무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가하락의 주범은 엔고현상이다. 수출의존형인 일본기업들은 엔고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월4일 달러당 1백1엔16전이었던 환율이 2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사상최고치인 달러당 87엔97전을 기록하자 평균주가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는듯 한때 1만5천4백엔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최근 핫머니들이 미국시장으로 회귀하는데다 계속되는 지가하락, 간사이(관서)대지진, 도쿄의 2개 신용조합 부정융자사건, 영베어링스사의 파탄, 지하철독가스테러사건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밖에 상장기업들이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이익을 남기기 위한 수단으로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선 『엔고가 지속되어 달러당 85엔대까지 갈 것이며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나 『현재가 바닥』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제평론가인 야쓰 주니치(곡진준일)는 『작년부터 도심의 지가, 골프회원권등이 20%이상씩 내렸다. 특히 주가는 작년 6월이후 30%나 떨어졌는데 증시 사이클을 분석해 볼 때 앞으로 더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관계자들은 통화안정을 위한 미국, 독일, 일본간의 공조체제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28일 열릴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30일의 독일연방은행 정기이사회의 회의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이 엔고를 방치하기로 결정할 경우 일본의 주가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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