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역군 해외취업자 인권 방치” 필리핀과 싱가포르 양국관계를 외교단절 위기로 몰고 있는 필리핀 가정부 처형사태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분노가 자국민 보호에 실패한 라모스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지고 있다.
지난 17일 싱가포르 당국에 의해 살인죄로 사형이 집행된 플로르 콘템플라시온(42)의 장례식이 치러진 26일 필리핀 전역에서는 수만명이 정권 퇴진과 근로자 해외파견 중단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중 일부는 양국 지도자들의 허수아비를 불태우고 필리핀 외무부와 싱가포르 항공사에 수류탄을 투척, 선처호소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집행한 싱가포르와 정부의 무능을 싸잡아 규탄했다. 특히 아키노전대통령 집권당시 쿠데타를 일으켰던 전직장교 50여명과 반정부 가톨릭단체등은 5월8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여당 후보들을 보이콧하도록 촉구, 피델 라모스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
현재 필리핀 해외취업자들은 약4백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실제는 전체인구 6천9백만명의 10%가 넘는 7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본 싱가포르 중동등지에서 가정부 건설노무자등 궂은 일을 하며 매년 20억달러를 송금하고 있다. 전체 수출액의 15%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필리핀 정부는 국가재건의 역군인 이들을 「영웅」이라 치켜세우고 있으나 각국에서 부당해고 폭행등 인권탄압에 시달리는 해외취업자들을 보호하는 데는 역부족이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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