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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범죄집단 냉철하게 묘사(박흥진의 명감독열전: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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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범죄집단 냉철하게 묘사(박흥진의 명감독열전:26)

입력
1995.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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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해서웨이/기록영화식 접근 리얼리즘 부각/넘치는 스릴 팽팽한 긴장감 “압권” 에누리 없이 모질고, 사정 없이 조여드는 듯한 범죄 드라마 「죽음의 키스」(KISS OF DEATH·47년 미 폭스사)는 직선적이고 꾸밈없는 연출 솜씨를 지녔던 헨리 해서웨이(HENRY HATHAWAY·1898∼1985년)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품이다. 할리우드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장면도 스튜디오 안에서 찍지 않고 모두 뉴욕거리에서 촬영했다. 이같은 기록영화식 접근이 가차없는 리얼리즘을 최대한으로 부각시켜 주고 있다.

뉴욕의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뒷골목을 직접 걷고 또 냉기 도는 경찰서 보호실에 갇힝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이 영화 이후 로케이션촬영을 이용한 반 기록영화스타일의 작품이 많이 나왔다.해서웨이의 주인공들은 폭력적상황에서 대결을 통해 자신의 주체성을 증명했고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했다.마음 착한 보석강도 닉(빅터 마추어)이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이코 킬러 톰(리처드 위드마크)과 정면대결하는 것도 죽음을 불사한 주체성확립의 행위이다.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둔 닉은 일당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에 뉴욕의 보석상을 턴 뒤 도주하다 경찰의 총을 맞고 체포한다.혼자 죄를 뒤집어 쓰고 옥살이를 하던 닉은 『가족을 돋보아주겠다』던 패거리들이 식언하는 바람에 아내는 생활고를 비관 자살하고 두 딸은 고아원에 맡겨졌다는 사실을 뒤늣게 알게된다.

격분한 닉은 뉴욕 범죄집단을 소탕하혀는 검사 디앤젤로(브라이언돈레비)의 밀고자가 되기로 하고 가석방된다.디앤젤로가 노리는 것은 새디스틱한 살인자 톰,톰의 조직에 가담한 닉은 톱의 범죄사실을 캐내기 위해 그에게 접근해 간다.

잘 개발된 인물과 뚜렷한 플릇으로 구성된 각본을 바탕으로 해서웨이는 힘찬 연출력을 구사, 배우들로부터 좋은 연기를 글어내며 긴장감 있고 스릴 넘친 A급 범죄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잊지 못하는 것은 웃으며 사람잡는 위드마크의 사악한 연기 때문이다.피골이 상접한 얼굴의 그가 하이에나처럼 기분나쁘게 낄낄대면서 휠체어에 앉은 여자를 층계 아래로 글러 떨어뜨려 죽이는 장면은 꿈에 볼까 겁나는 장면이다.위드마크는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대뜸 스타가 됐다.

감독생활 40여년간 70여편의 작품을 만든 해서웨이는 솜시 좋은 기능인이요 부지런한 일꾼이었다.속도감있고 다채롭고 쓴 맛 나는 흥분감으로 채워진 액션과 모험영화를 즐겨 만들었다.

아역배우로 영화를 시닥한 그는 30년대초 파라마운트사에서 싸구려 웨스턴으로 감독에 데뷔,곧이어 「벵갈창기병」같은 요란한 액션영화를 내놓았다.40년대 들어 폭사들로 옮긴 뒤 이곳서 20년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감독으로 흥비있고 짭짤한 영화들을 감독했다.

특히 「92번의 집」「노스 사이드 777」「사막의 여우」「어두운 모퉁이」같은 소규모 작품을 주로 만든 40년대가 그의 전성기였다.50년대 이후 해서웨이는 「악의 화원」「지옥에서 텍사스로」「네바다 스미스」「진정한 용기」등 돈 많이 든 영화들을 만들었으나 전의 것들 보다못하다.

다양한 장르의 흥미위주 영화를 만든 해서웨이는 스타일과 예술성이 부족해 A급 감독 대열에는 못낀다.그러나 재미와 솜씨에서는 어느 감독 못지않게 존결을 받고 있다.<미주본사 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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