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양측직접협상 예상밖 일/의류 등 여러분야서 접촉 시도 미국과 북한이 북·미핵합의에 따라 북한에 제공될 경수로형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이면에서는 북·미간의 경제교류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양국간 경제교류는 현재 곡물거래에서부터 의류사업 합작, 화력발전소 재가동등 에너지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특히 미행정부는 북한과의 경제교류가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이를 적극적으로 통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교류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보는 미국의 태도는 미바틀래트곡물사의 대북 옥수수 수출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당시 미국무부는 바틀래트곡물사의 대북한 수출허가 신청을「인도적 필요에 따라」승인해주도록 상무부측에 건의했으며 상무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상무부는 이외에도 지난 수개월동안 1억3천8백만달러 상당의 대북한 곡물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틀래트사의 대북한 옥수수 수출이 미국내에서 양측의 직접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이달초 고위관리 2명을 비밀리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파견, 아이다호 일대의 농산물 회사들과 직접 상담을 벌였다. 김충걸 북한 국제문제연구소 부회장과 전일춘 대성총국 제1부회장은 교포무역회사로 알려진「월드웨이」의 초청으로 지난달말 미국에 입국한뒤 포틀랜드 일대를 중심으로 쌀, 옥수수, 콩등의 수입상담을 벌였다는 것이다.
월드웨이사등 초청관련기관이 미국 업자들에게 보냈던 북한대표단 환영리셉션 초청장에는 『(북한측이) 주로 식품과 종이류에 관심을 갖고있다』고 명시돼 있다.「태평양북서부 국제무역협회」명의로 된 이 초청장은 또 환영연에 미 곡물관계자는 물론 「하이테크및 중장비업체 관계자들」도 초청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곡물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업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북한이 바틀래트 곡물수입건을 대미 경제교류의 전형으로 삼아 더욱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의 스탠튼그룹과 화력발전소 재가동등을 포함한 에너지 산업분야를 담당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스탠튼그룹은 북·미핵합의이후 각종 공장설비의 수입을 담당하는 북한의 조선설비와 합작해 「설비 스탠튼개발 회사기구」(SSDC)의 조기설립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측은 미국과의 합작 유망사업으로 꼽아온 의류부문에서도 적극적이다.북한은 현재 미주교포 업자들과 대규모 의류 위탁가공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5월초로 예정된 의류위탁사업 상담회때 한국기업체의 참여마저 허용할 뜻을 밝혔다. 미주교포를 통한 남북 의류업체간의 합작사업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북한의 이같은 전향적인 움직임은 최고 실권자 김정일(김정일)의 점진적인 대외개방 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북·미경제 교류확대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경수로계약문제와 상관없이 계속될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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