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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중 경수로 등거리외교/유동희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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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중 경수로 등거리외교/유동희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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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수로 공급계약 체결 목표시한인 4월 21일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벌이는 설전은 어김없이 2년전의 뜨겁고 무거웠던 3월을 연상시킨다. 당시 특별사찰 허용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의견대립은 마주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는듯한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했다. 미국이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결정등 제재수순을 밟자 북한도 이에 질세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는 위협으로 응수했었다. 지금도 한국형경수로 채택문제를 놓고 한국과 미국은 끝내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측은 논의조차 않겠다는등 도대체 한치의 타협점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2년전 상황과 비슷하다. 또 NPT탈퇴를 위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제네바협정체결에 따라 취했던 핵동결조치를 해제하겠다고 일찌감치 협박카드를 내비친 상태다.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중국측의 처방 역시 2년전과 유사하다. 「경수로 위기」에 대비하여 중국측이  최근 미리 내놓은 해법은 「제네바 협정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해왔으므로 지켜지기를 희망한다」는 전제아래 「경수로 문제에 관한 이견은 관련당사자들이 인내·상호존중·평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해법은 북한이  NPT를 탈퇴했을 당시 첸지첸(전기침)외교부장이 처음 제시한 이래 94년 10월21일 제네바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되풀이 되었던 중국측의 입장과 다른 것이 없다.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을 견제했던 것처럼, 제네바 협정의 준수를 앞세워 북한의 긴장격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 하고 있다. 인내를 갖고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강조한 대목은 미국의 제재해법을 겨냥한 것이다.

 특별사찰위기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예상되는 경수로 위기국면에서도 중국은 철저한 등거리외교를 펼 심산인 것이다. 중국은 북한핵문제에서 2년전과 똑같은 역할을 할 것임을 미리 선포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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