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일지사가 현지근로자들의 노조 설립을 방해하다 독일 노동재판소에 제소당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산업별노조 상업·은행·보험노조(HBV)는 24일 국내 민주노총준비위에 보내온 자료와 현지신문기사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HBV에 의하면 지난해 5월 종업원 1백30여명인 독일지사 현지근로자들이 우리의 노조와 비슷한 종업원평의회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자 삼성전자는 독일지사에 『노조와 관계된 어떤 조직도 필요치 않다는 것이 삼성의 경영철학이다. 종업원평의회가 구성되면 독일지사 이전이나 폐쇄를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89년 뉴저지의 컬러 TV공장이 노조구성문제로 폐쇄됐고 포르투갈 공장도 비슷한 이유로 영국으로 이전된 사실을 명심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HBV는 『삼성측을 프랑크푸르트 노동재판소에 제소, 지난해 9월5일 승소했으나 삼성전자 독일지사는 종업원들에게 선거참여 포기각서를 요구하고 산업별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에게는 최고 10만마르크(약 5천4백만원)를 주며 회유하는등 종업원평의회 선거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유력 일간신문 빌트와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등은 지난달 프랑크푸르트 검찰이 이달말께 삼성전자 독일지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독일지사에 그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을 부인하고 『삼성전자 독일지사에는 이미 노조가 결성돼 있으며 일부 터키계 근로자가 복수노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송용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