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판도 변수”중시/민자,공천1호로 여성전재희시장 기습에/민주,비장카드 김태수전시장 즉각맞대응 여야가 경기 광명시에서 때이르게 공천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자당이 23일 첫 여성시장인 전재희 현광명시장을 민선후보로 전격공천하자 이에 뒤질세라 민주당도 24일 김태수 전광명시장을 후보로 영입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실제 민자당은 전시장을 공천하며 『기습적으로 야당의 허를 찔렀다』라는 득의의 표정을 지었다. 특히 당지도부는 지난해 전시장이 김영삼대통령의 배려로 건국이래 첫 여성시장이 된 능력을 강조하며 『과연 야당이 전시장에 대항할 후보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은근히 민주당의 약을 올렸다.
그러자 민주당도 하룻만에 김전시장을 내세우며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찰서장과 모두 6곳의 군수·시장을 역임한 사람을 영입한 만큼 광명시장 선거전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또 『민자당이 현직 공무원을 공천내정자로 중앙당사에 불러 홍보전을 전개한 것은 공무원의 정치개입이자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역공세를 폈다.
이처럼 여야가 공히 광명시를 기초단체장 「공천1호 지역」으로 설정, 기선잡기 심리전을 전개하는 것은 이 지역이 갖는 몇가지 상징성때문이다. 첫째는 광명이 인구 30만명을 넘는 수도권 도시인데다 이 지역의 선거판도가 안양 성남 부천 과천등 인근 도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13대 총선에서 신민주공화당의 김병룡 전의원이 당선되고 14대총선에서도 국민당의 윤항렬 전의원이 선출되는등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곳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비록 93년 윤전의원의 타계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민자당의 손학규의원이 당선됐지만 여권으로선 여진히 부담스러운 지역이라는 얘기이다.
따라서 민자당이 전시장을 기습영입한 것은 바람을 선점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또 민주당이 숨겨놓은 카드였던 김전시장을 전격공개한 것은 이같은 민자당의 의도를 사전에 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이 지역에 충청세가 30%를 웃돌아 신당인 자민련도 상당한 기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광명은 민자―민주―자민련의 팽팽한 3파전 구도를 이룰 전망이며 서울을 둘러싼 수도권 도시들의 판세도 광명의 세흐름에 따라 상당한 바람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직시장과 현직시장의 대결구도가 다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적잖게 발생할 것으로 보여 여야의 공천향배가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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