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교주 살인예비혐의 조사/활기띠는 일 「진리교」수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교주 살인예비혐의 조사/활기띠는 일 「진리교」수사

입력
1995.03.24 00:00
0 0

◎설교등서 「사린」 자주언급 판명/“화학팀 운영” 전신도 폭로까지 도쿄지하철 독가스테러사건을 수사중인 일본경찰은 신흥종교단체인 옴진리교 본부에서 사린 원료인 화학약품이 다량 발견됨에 따라 아사하라 쇼코(마원영황)교주등 간부들을 살인예비혐의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화학물징 발견◁

 경찰은 옴진리교 가미쿠이시키무라(상구일색촌) 본부에서 압수한 약품류가 사린을 만드는데 필요한 물질로 교단시설 내부에서 사린을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용목적과 입수경로등을 추궁해 이번 사건과의 관련여부를 밝혀내기로 했다.

 경찰은 옴진리교의 실질적인 활동거점인 야마나시(산리)현의 가미쿠이시키촌의 예배당과 창고시설등에서 이번 지하철 테러사건에 사용된 사린의 제조원료인 3염화인(PCL3), 이소프로필알코올, 불소화합물(불화나트륨)등 수 종류의 화학물질과 사린의 용제로 사용되는 아세토니트릴을 찾아냈다.

 이중 3염화인은 사린생성반응의 제 1단계물질로 여기에 에틸알코올과 메틸알코올등을 첨가해 독성을 높이면 사린이 된다. 

▷교주 발언◁

 지난해 6월 마쓰모토(송본)시에서 사린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아사하라교주가 강연등을 통해 「독가스」「사린」등에 관해 여러차례 언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아사하라가 마쓰모토사건으로 일반에게 알려진 「사린」이란 전문용어를 그전부터 사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11일 센다이(선태)지부에서, 14일 고치(고지)지부등에서 설교하면서 『옴진리교는 아마겟돈(지구최후의 날)에 대비,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독가스의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방법이나 독가스의 인체반응등에 대한 연구등이다』『위급할때에는 상대를 일격에 죽일 수 있는, 예를 들면 2차대전중에 개발된 소만이나 사린과 같은 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교단이 발행하는 기관지나 잡지등에 소개돼 있다.

▷화학팀 운영◁

 옴진리교의 가미쿠이시키촌에는 도쿄(동경)대와 오사카(대판)대에서 화학과 물리학등을 전공한 자연계 출신자들의 조직인「진리과학기술연구소」가 있다고 전 신도가 23일 폭로했다. 여기서 근무하는 연구팀중 대학과 대학원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한 신자들로 구성된 화학팀은 일반 신도들의 접근이 금지된 극비시설에서 심야에 각종실험을 행하는데 가끔 주변건물에까지 악취가 새어나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옴진리교가 도쿄지하철 테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확증을 잡지 못한 상태』라며 『사건전모를 파악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

◎「옴진리교」수사 계기/세계사이비종교 실태/종말론 맹신… 위기땐 집단자살/마약·무기거래… 알프스서 48명 의문의 떼죽음/94년 태양사원/51일간 경찰수색 맞서다 어린이등 86명 분신/93년 미 다윗파/남미신앙촌서 미조사단 살해… 9백14명 음독/78년 인민사원

 도쿄(동경) 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의 유력한 배후조직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일본의 옴진리교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많은 신흥 종교들과 같이 맹신의 신앙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가 22일 경찰의 교단전면수색이후 신도들에게 후회없이 죽을 수 있도록 하자는 교시를 내린 것은 요즘 세계를 깜짝 놀라게하는 사이비종교의 집단자살극을 연상시키고 있다.

 신흥 종교의 집단자살극은 지난해 10월 스위스에서 일어난 태양사원 사건을 비롯해 93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있었던 다윗파 집단자살, 78년 남미 가이아나에서 벌어진 인민사원 대학살극등이 유명하다.

 이들 사이비 종교집단은 세상에 닥친 종말의 시간에 오직 자신들의 믿음만이 구원을 가져 온다는 맹신을 갖고 있다. 또 교주를 구세주로 숭배하는 의식을 바탕으로 공포와 폭력속에 싹튼 기이한 연대감을 집단자살 또는 사회적인 공격 행위로 표출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스위스의 태양사원 집단자살 사건의 교주 뤽 주레는 자칭 재림 예수였다. 알프스 산록의 농가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된 48명 중에는 소도시의 시장과 기자등 지식인도 포함돼 있었다. 일부 타살의 흔적이 확인됐지만 이들은 예복 차림에 둥근 대열로 누운 채 발견돼 종교 의식을 치른 뒤 믿음에 따라 종말을 스스로 이행한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그러나 이 집단은 마약과 무기 거래에 개입했음이 밝혀져 죽음의 동기에 의혹의 시선이 길게 남아 있다.

 미국 텍사스의 다윗파 집단자살극은 종말론을 맹신하며 무기를 갖고 다니던 교주 데이비드 코레시와 신도들이 불법무기 수색에 나선 공권력에 맞서 51일간 저항하다 불을 질러 집단자살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24명을 포함해 교주와 신도등 86명이 죽었다. 코레시도 심판의 날을 예비하는 예언자이자 「신의 어린 양」을 자처했으며 신도들은 프리섹스로 그들만의 천국을 즐겼다.

 인민사원 사건은 감리교를 비틀어 이단종교를 만든 교주 짐 존스에 의해 저질러졌다. 당시 존스는 인권유린여부를 조사하러 온 미상원 조사단원 3명을 살해한 뒤 신도들을 신앙촌 광장에 모아놓고 강제로 독극물을 마시도록 강요해 모두 9백14명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남미의 밀림에 신앙촌을 건설하고 이 사설왕국의 군주로 군림한 존스는 제2의 예수, 최후의 인도주의자, 참된 사회주의자를 자처했지만 결과는 떼죽음이었다.<오미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