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 서강대총장의 엊그제 법정증언은 또 한번 엄청난 놀라움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남북화해에의 기대에 젖어온 우리에게 다시 한번 북한 공산정권의 변함없는 실체를 상기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박총장은 지난해부터 북의 주체사상 및 그 사상에 놀아나는 국내 주사파들에 대한 끊임없는 고발에 이어 이번에는 자신에 대한 북의 암살지령사실마저 공개 고발 하기에 이른 것이다.
박총장이 밝힌 암살지령은 자수간첩 한병훈씨의 기자회견으로 확인됐다. 회견내용은 너무나 생생하고 구체적인 것이어서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얼마전 박총장이 외지와의 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한 북의 암살기도를 폭로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조차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증인과 증거 앞에서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겠다.
이같은 일련의 박총장 언행은 그동안 교육자와 종교인으로서 거침없다 할 정도로 펼쳐온 공산주의의 「퇴물사상」(주체사상)을 소탕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과 열정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작년 7월 박총장의 주사파폭탄발언이후 우리사회 스스로 과연 얼마나 주체사상과 주사파라는 북한공산왕조의 시대착오적 사상찌꺼기를 청소해 내는데 품을 들여 왔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답답했던 것은 박총장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지도층에서마저 주사파를 소탕하고 이념교육을 강화할 사회적 연대구축에 소홀했고, 사상교육 및 안보담당 정부기관들도 박총장의 외로운 고발을 가시적 실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감이 없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북의 지령에 쫓아 통일전선전략의 희생물이 되고 퇴물사상의 노예가 되고 있는데도 거듭 이처럼 속수무책이어서는 나라꼴이 어찌되는가. 이러다간 자유사회로의 통일은 고사하고 차세대 교육과 국가적 미래설계에 마저 중대 차질이 올 수 있는 위기인 것이다.
겨레의 앞날을 위해 북을 도와주는건 좋겠지만 그들의 실체부터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도와줄 길도 열리는 것이 아닌가.
북한은 지금 핵협상을 앞세워 미국과의 직접교섭에 나서고 있는등 개방국가임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의 암살지령폭로는 북한이 과거의 아웅산테러와 KAL기 폭파등을 저질러온 공산 테러국가에서 조금도 변치않고 있음을 생생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충격적인 것이다. 더구나 한씨와 같은 북한 공작원이 남한내에 상당수 있다는 증언에는 전율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같은 북한의 변한없는 실체를 세계는 물론이고 화해무드에 젖어있거나 주체사상에 놀아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철저히 알려 대북전략이나 사상무장에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