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은감원선 “금융·세제혜택 없어” 유원건설의 제3자 인수방침이 정해짐에 따라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22일부터 인수기업 물색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수 희망기업에 대해 정확한 기업내용을 알려주기 위해 자산 및 경영실태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제일은행의 여신은 총 3천9백여억원 수준으로 이중 담보부족금액은 1천5백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유원건설의 자금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매각절차를 밟을 경우 시간이 많이 걸려 일단 인수업체를 확정해 경영권을 넘 긴후 인수에 따른 정산절차를 밟아나가는 「인수조건부 협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철수 제일은행장은 『유원측과는 이미 2∼3일전 제3자 인수에 합의, 주거래 은행으로서 필요한 것은 다 받아 놓은 상태』라고 말해 제3자 인수에 대한 각서 또는 동의서를 받았음을 내비쳤다. 이행장은 『유원건설의 계열사인 대성목재를 함께 매각하는 문제는 인수교섭 과정에서 협의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회사 고위층이 유원측으로부터 인수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부채규모가 크고 건설업 면허가 자유화돼 인수의 이점이 크지 않아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까지 유원건설 인수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한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용진 은행감독원장은 유원건설의 제3자 인수와 관련, 『인수기업에 대해 공정거래법상의 출자한도 규정과 여신관리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혀 금융 및 세제상의 혜택을 주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원건설의 금융기관 총여신 규모는 2월말 현재 5천3백9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권이 4천8백24억원(지급보증 포함), 제2금융권이 5백73억원(은행 지급보증 제외) 등이다.<김상철 기자>김상철>
◎「제2 덕산파문」예방위한 조치/부채규모 커 인수 쉽지않을듯(해설)
제일은행이 유원건설을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덕산과 같은 부도파문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의 상황에서 또다시 「제2의 덕산」이 연속적으로 터질 경우 자금시장 전체로 봐서도 부작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운데다 개별은행 입장에서도 「부실에 따른 곤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지난해부터 유원건설이 부도설에 휘말릴 때마다 최영준(32)사장등 관계자들에게 제3자 매각을 종용해 왔다. 그럼에도 최사장을 비롯한 유원측 경영진들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기업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실채권만 커져가자 이번 덕산의 부도파문을 계기로 결국은 제3자 인수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제일은행의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유원측은 부동산처분등 자구노력으로 회사를 살릴 방침임을 밝히고 있어 현재로서는 결말이 난 상황이 아니다. 다른 기업들이 유원건설을 인수하려 나설 것이냐도 문제다. 5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부채를 떠안으면서 유원건설을 인수할만한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측도 이같은 점을 감안, 「선인수 후정산」등의 방식을 제시하며 인수조건을 다소 완화해 줄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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