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취급 전문단체 범행 추정/광신종교집단 소행도 배제안해/“자위대등 대응능력 시험일수도” 지하철 독가스 사건을 수사중인 도쿄 경시청은 21일 5개 전동차내에 사린가스를 놓고 내린 용의자를 목격한 승객들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들의 몽타주를 작성, 배포하는 등 본격적인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경시청은 수사 1과의 전문요원을 중심으로 형사, 공안, 생활안전등 각 부서에서 차출한 3백명을 동원하고 있다.
▷수사방향◁
경시청은 5개 전동차속에서 비닐봉지와 신문지등으로 포장된 잔류품 6개를 수거, 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사린과 아세토니트릴이 검출되자 이번 사건을 독극물을 다룰 수 있는 전문단체의 조직적인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시청은 또 범죄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세계종말론적인 망상에 사로 잡혀있는 광신적인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특히 경시청은 이번 사건에 사용된 독극물이 지난해 7월 야마나시(산리)현의 가미쿠이시키(상구일색)촌에 있는 종교단체 아옴진리교 주변 토양에서 검출된 것과 동일한 점을 중시, 아옴진리교 시설물에 대한 가택수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모리 다케오(삼무부)교수(전수대)는 『과거 미국에서 광신자그룹이 지구 종말론을 유발하기위해 살인을 저질렀던 「데이트 살인사건」과 유사한 것 같다』며 종교단체의 개입 가능성을 점치고있다. 일부 전문수사요원들은 『범행조직이 지난 6월의 마쓰모토(송본)시 사린 사건등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예행연습을 한뒤 자신감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시청은 그러나 약물취급에 전문지식을 가진 고도의 지능범이 자위대를 비롯한 국가기관의 약물처리능력을 시험해 보려는 이상심리 상태에서 범행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
경시청은 탐문수사에서 사고당시 히비야(일비곡)선 전동차안에서 신문지와 비닐로 포장된 수상한 물건을 두고 내린 사람이 가스에 중독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아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키로 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는 고덴바초(소전마정)역에서 하차했는데 그가 내린직후 주변에 있던 승객들이 포장물건을 발로차 역구내로 떨어뜨리자 그 속에서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승객들이 도망가는 남자를 추적하는 도중에 중독증세를 일으켜 모두 병원에 후송됐는데 문제의 남자는 중태에 빠져있어 경시청은 아직 본격적인 심문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경시청에 의하면 그가 남긴 물건은 직경과 높이가 각각 35㎝정도의 원통형인데 그 속에는 사린으로 보이는 액체가 들어있었다.
▷공격표적◁
희생자가 발생한 3개노선의 전동차들이 모두 상오 8시9분부터 13분까지 관청가인 가스미카세키(하관)역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범인들이 출근하는 중앙부처 관리들을 공격 표적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발생 시각을 전후해 히비야선에선 2대의 전동차가 12분과 13분에 서로 반대방향으로 교차해 지나갔으며 치요다(천대전)선 전동차는 11분에 통과했다. 또 9분께 도착예정이던 마루노우치(환내)선의 전동차는 도착전에 가스가 새어나왔었다.
가스미카세키역의 주변에는 중앙관청들이 몰려있어 대장성, 통산성, 우정성, 운수성등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이 부처마다 적게는 수명, 많게는 수십명씩 피해를 봤으며 일부는 입원중이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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