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은 테러에 독가스까지 이용했다는 점에서 일본 국민은 물론 전세계를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8명이 죽고 4천여명이 중독된 피해 규모도 그렇지만 「사린」이란 맹독성 가스를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다발적으로 공격하는데 이용했고 앞으로 이러한 사건이 어디서나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지하철 역사상 가장 가공할 사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등 세계각국이 대도시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우리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5백배나 강한 사린가스를 무차별하게, 그것도 아침 출근시간에 환기상태가 좋지 않은 지하철에 뿌렸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사린가스는 조금만 화학지식을 가진 사람이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이의 거래나 유통의 중간차단이 어려워 두려움을 더하게 한다.
일본에선 지난해 6월 나가노(장야)현 마쓰모토(송본)시 아파트단지에 살포된 사린가스로 7명이 사망하는 등 3건의 사린가스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 5일에는 요코하마(횡빈)에서도 열차에서 악취가 풍겨 경찰이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던 가운데 이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난 것이다.
범인들은 수사를 지켜봐야 겠지만 광신도나 과격파의 세력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어느 사회나 이같은 세력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면 앞으로 이런 무차별 범죄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냉전체제가 무너진후 핵의 암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앞으로 핵을 이용한 테러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번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은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우리는 여기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날로 비대해지는 현대 대도시는 여러 취약점을 안고 있다. 더구나 각종 테러의 확산앞에서 항상 안보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다 지하철노선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나 사건 및 모방범죄에 대한 안전대책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독극물관리 및 유통체계의 점검, 사회불만세력의 해소노력, 비상시 긴급구조태세의 정비와 강화는 아무리 해도 넘치지 않는다.
내무부가 21일 이러한 독가스테러에 대한 행동지침을 신속히 발표하고 4월 민방위훈련때 유독가스등 화생방 방호훈련을 실시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일과성 조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에 대한 대비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것으로 꾸준한 노력과 철저한 대비만이 그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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