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살인범 김성복의 가족이 신문에 보기드문 사죄광고를 낸 시간 김은 경찰서 보호실에서 기자들에게 자기합리화와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사람이라면 저 사람도 사람」이란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나의 진실을 인정하려 하지않았다』는 말도 했다. 그의 진실이 무엇인지, 그가 말하는 「사람」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말을 들은 기자들은 모두 실소했다. 그 시간 가두에 뿌려진 신문에는 『효와 인륜을 가장 소중히 하는 우리 사회에 너무 큰 충격을 드린 것에 사죄드리며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에 표현하기 어려운 심정으로 참담해 하고 있습니다』는 광고가 실려있었다. 흉악범의 가족이 범인을 대신해 신문 사죄광고를 낸 일은 전례없던 일이다. 더구나 범행 자체를 사죄한다는 내용보다 사회에 끼친 충격과 물의가 죄스럽다고 표현, 「용서」보다 「사죄」로 일관했다.
가족들은 범인 김이 검거되자 곧바로 회의를 열어 사죄광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한 가족은 실신까지 했던 어머니 김모(63)씨도 아들의 범행을 용서해 달라는 문안보다 부끄러움과 사죄의 내용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자고 뜻을 모았으나 명의이전에 관한 절차등이 정리되지 않아 기증범위등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머리숙여 사죄부터 한 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겸허히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하자는 것이다.
범인 김은 유치장에서 사과광고와 유산의 사회환원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는 『가족에게 끼친 누를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정말 훌륭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금 전 「사람」과 「진실」을 말한 입으로 한 그 말은 아무에게도 믿음을 주지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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