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공천파문」또거론 정치쇄신 강조 21일저녁 민자당의원 및 지구당위원장의 청와대만찬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자제선거에서의 필승을 다짐하는 사실상의 「출정식」성격이었다. 당연히 사기가 돋고 흥이 올라야할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모임의 분위기는 그렇질 못했다는게 대부분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7일 당무위원들의 조찬자리에서 여야의 선거법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김영삼대통령은 이날도 이 문제를 잊지 않고 거론해 당지도부를 거북스럽게 했다. 당시 대통령에 의해 강하게 질책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황락주국회의장은 과거처럼 건배제의의 기회도 얻지 못한채 묵묵히 앉아있어야 했다. 대통령은 근처에 자리한 황의장에게 일절 말을 건네지 않았으며 참석자 누구에게도 발언기회를 주지 않았다. 만찬은 1시간50여분만인 하오7시50분께 모두 끝났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먼저 『유럽순방을 통해 문민정부의 국력을 세계 앞에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렇게 우리가 세계의 중심으로 나가고 있는 시기에 뒷다리를 잡는 소모적인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며 우리 정치현실로 화제를 옮겼다. 『가장 개혁되지 않은 부분이 정치이며 이런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처음 있는 일도 아니며 어디까지나 지방살림살이의 책임자를 뽑는 일이다』는등의 말은 야당을 겨냥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김대통령은 더 나아가 『영국 독일의 단체장은 모두 간선제이며 당적도 없다』고 지적해 여야의 단체장공천허용합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끝으로 『며칠전에 이미 이춘구대표에게 당운영을 맡기겠다고 말한 일이 있다』며 『이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 이 시대의 승리자가 돼달라』고 독려했다.
이에앞서 하오 6시에 김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먼저 이대표가 일어서 『대통령 유럽순방중 국내 정치문제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이대표는 『지방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해 총재의 원대한 목표를 위한 디딤돌을 만들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상오 열린 시도지부장회의와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연석회의에서 이대표는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강조해 위원장들을 긴장시켰다. 민자당은 평상시에 없던 「오리발」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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