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지식을 저장하고 전파하는 도구다. 인간은 문자라는 매개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의사를 전달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문화라는 큰밭을 일구어 왔다. 앨버틴 가우어의 「문자의 역사」는 세계의 중요한 문자들의 발생에서부터 분화·발전해 온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문자의 기원, 이집트 고대지중해 아메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그리스등 세계 각 지역 문자의 특징과 발전과정, 고대문자 해독, 문자와 사회의 관계, 문자의 미래등을 5장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타밀어와 힌두어 전문가인 저자는 한자 일본어등 극동어 부분에서 한글에 대해서도 문자와 사회의 관계라는 시각에서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새로운 문자를 손수 발명한 공로자로 묘사되고 있지만, 한글창제는 사실은 새로운 관습에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섞여 있는 통치행위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보화사회로 진입하는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정보의 효율적 저장과 사용이 정치·경제·사회적 생존을 좌우하게 됐다』며 『컴퓨터의 등장은 전통적인 정보저장양식인 문자 종말의 조짐』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새날간·1만원.<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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