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침입·도주노가 열쇠/「내부인소행」가능성도 배제안해 금룡학원 이사장 김형진(73)씨 피살사건이 발생 6일째를 맞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수사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경찰은 일단 재산관계등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범인의 침입·도주경로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범행현장이 건물 맨 위층인 6층 살림집으로 침입이 쉽지 않다는 특성으로 보아 침입·도주경로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집은 구조상 침입이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김씨집 사정에 밝은 사람이 아니면 애당초 범행을 마음먹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경찰이 외부인의 범행 가능성에 집착하면서도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범행을 염두에 두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 건물 6층에는 옥상으로 향하는 쪽문이 있고, 철제사다리를 통해 옥상에 오르면 살림집으로 쉽게 뛰어내릴 수 있다. 5층과 6층사이 철제문은 항상 잠겨있는데 사건 당시 이 문은 열려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외부인 소행이라면 범인은 이 경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범인은 옥상이 내려오긴 쉬워도 다시 올라가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범행후 현관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 부인이 거실에 있었지만 현관쪽이 벽에 가려 보이지 않고, 김씨의 청력이 좋지 않아 빠져 나가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
더욱이 김씨 부인이 18일 『안방문이 잠겨 있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볼 때 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일단 집에서 빠져나온 범인은 동향을 살피다 환자를 후송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 빠져 나갔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항상 잠겨있는 5층과 6층사이 철문이 어떻게 이날만 열려있었는가 하는 점이 의문으로 남는다. 경비원은 범행 직전인 14일 하오9시 순찰시까지 이 문이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5층철문은 외제 자물쇠로 잠겨있어 아마추어가 열기 힘들다. 열쇠는 경비원과 부인 김씨만이 갖고 있고 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등 측근 외에 주차관리원, 경비원, 1주일에 한번 정도 오는 파출부 뿐이다.
현장에 남아있는 핏자국도 의문투성이다. 경찰은 안방에서 아들방까지 이어진 핏자국이 아들방을 통해 엘리베이터까지 연결돼 있지만 환자 후송로 외에 다른 곳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물론 내부인의 소행을 가장하기 위한 위장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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