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당수 게리 애덤스를 만나기로 결정한 빌 클린턴미대통령이 라이벌당수도 만날지 주목된다. 애덤스를 만나기로 한 결정은 유감스럽지만 실수다. 신페인당은 악명높은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이다. 예정된 회담은 대담하고 모험을 건 평화조치, 이른바 영국―아일랜드 평화합의문의 이행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살얼음같은 평화를 뿌리내리게 하려면 향후 협상을 위한 초석으로서 모든 관련당사자들이 합의문을 수락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불행히도 영국과 정치적 통합을 바라는 북아일랜드 최대정당인 기독교계 북아일랜드연방주의당(UUP)보다 합의문 성사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정파는 없다. 이 순간에도 신페인당과 IRA는 클린턴과의 회담이 평화구축과 관련, 어떤 보장을 해줄지는 관심이 없다. 북아일랜드 평화구축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불안해하는 다른 한쪽에도 확실한 보장을 해주는 일이다. 미국은 연방주의당에 합의문 채택이 악명높은 테러전력을 가진 집단의 무조건적 복권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서 향후 「총알자금」의 모금활동을 공식허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보장을 해줘야 한다.
물론 애덤스의 미국입국이 제한될 필요는 없다. 아마 법적으로 미국에서 정치목적을 가진 사무소 개설도 금지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접견은 사정이 다르다. 이번 회담결정은 불필요하고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UUP당수에게도 초청장을 보내야 한다.
우리는 러시아의 개혁파 그레고리 야블린스키가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이 만나주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오는 6월 리덩휘(이등휘) 대만총통의 방문때도 접견을 거부할지 우려한다. 미국의 국익이 어디에 있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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