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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 이후」/민병용 본사 통일문제연구소(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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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 이후」/민병용 본사 통일문제연구소(남과 북)

입력
1995.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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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이상기류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받지 않겠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에 대한 한미의 입장은 강경하기만 하다. 오는 4월21일 제네바합의 이행시한을 1개월 앞두고, 북한 핵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북·미합의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증강등 국방예산을 추가로 요청할 것』이라고 증언했다. 로버트 갈루치 핵전담대사도 『경수로는 한국형외에 대안이 없다』며 미국의 입장이 확고함을 재확인했다.

 한국의 국방부는 『북한이 한국형경수로 수용을 거부함으로써, 북미합의가 결렬될 경우 한반도에는 위기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4월중에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것같다는 정세보고서를 작성했다. 김영삼대통령은 유럽순방후 수행기자간담회에서 『북미합의가 파기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의 강력한 뜻을 이미 북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북한 또한 심상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들은 경수로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벌써 동결된 실험용 원자로의 재가동을 서두르고 있다고 일본의 한 신문이 보도했다. 북한 외교부대변인도 『KEDO(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가 계속 한국의 모자를 씌운 경수로를 우리에게 강요를 한다면 북미합의를 파기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경수로문제에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올여름 한반도는 긴장의 국면을 피할 수가 없을 것같다. 광복50주년 기념의 해에 또다시 「위기설」이 나온다면 이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

 최근 북한을 취재하고 돌아온 프랑스 피가로지의 리에리 데 자르뎅 편집부국장은 『판문점은 3차대전을 기다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또한 지난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인사는 『지금이 6·25이후 남북관계가 가장 위기국면에 처해있는 때다. 불신은 팽배해 있고 북한으로서도 무언가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선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나가야 할 때이다. 4월21일 이후에 발생할 갖가지 가상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그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부처간 힘겨루기는 금물이다. 지난해 이후 새로 개편된 안보통일주역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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