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열전 등 5개부문 130권/객관자료·주관견해 구분/각분야 인물중심 서술 사마천(BC145∼85)의 「사기」는 역사학을 과학적인 학문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걸작의 역사서이다. 훗날 중국의 모든 역사서의 본보기가 됐고 우리나라를 비롯, 동양각국의 사가와 역사서에 큰 영향을 미쳤다.
16년여의 긴 세월에 걸쳐 사기를 완성하기까지 사마천은 참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한무제의 노여움을 사 궁형(거세형)의 벌을 받은 그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몸』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사가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보다 더한 부끄러움을 참아냈다.
훗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을 완성해 명산에 소장하고 지식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수치도 충분히 씻을 수 있다. 그런 연후에야 설령 이 몸이 산산조각이 난다 한들 무슨 후회가 있겠는가』라고 썼다.
사기는 중국 고대부터 사마천이 살던 때까지의 3천년 역사를 본기, 표, 세가, 서, 열전 등 5부분으로 분류하여 기술한 기전체 역사서다.
기전체는 본기와 열전에서 나온 말로 단순히 연대순으로 사건을 기록하는 이전의 편년체와는 큰 차이가 있다. 기전체는 사기에서 비롯돼 후한의 반고가 편찬한 「한서」에서 정형이 완성됐고 이후 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가 모두 이 형식을 따랐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전체 역사서이다.
사기의 주제는 궁정중심의 정치적인 것에 한정돼 있지 않다. 대부호 상인 협객 충신과 간신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사마천은 또 객관적인 역사만을 고집하지 않고 각 장의 끝에 비판적 논평을 넣고 역사상의 인물에 대한 도덕적인 평가도 내렸다. 객관적인 자료와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명확히 구분한 것이다.
본기 12권은 제왕의 일대기를 담으면서 왕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연대순으로 기록했다. 표 10권은 연표로 여러 제후국에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세가 30권은 선진이후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흥망성쇠를 거듭한 봉건제후국의 역사다. 서 8권은 역법, 경제, 각종 제도등을 소개했다.
끝부분인 열전 70권은 사기의 백미로 꼽히는 데 여러가지 유형의 유명인물들의 전기를 다루었다. 사마천은 열전저술의 목적을 『의를 돕고 결연히 나서 천하에 공명을 세운 사람들을 위해 짓는다』고 밝혔다.<최성욱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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