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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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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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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있을 법 하지도 않은 데 엄연히 사실로 존재할때 불가사의란 표현을 쓴다. 지금도 동남아를 다녀온 여행객들 입에서 이 말을 자주 듣게된다. 세상에서 귀하다는 웅담과 사향이 그곳 가게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86년2월 홍콩경찰은 관내 2백여 한약재상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적이 있다. 대상은 호랑이뼈와 웅담. 모두 중국계상인들로 거의 가짜임이 드러나면서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그때 구속된 악덕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한국인들이 워낙 억척스레 찾는 바람에…』라고. ◆지금 태국에서도 한약상 일제수사소동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한국교포상인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어 떨떠름하지 않을 수 없다. 80년대까지만 해도 홍콩이 가짜한약재의 천국이었다가 이젠 인근 동남아국가 특히 태국으로 바뀌었고 고객은 역시 한국인이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여서 현지 교포상인들이 재미를 볼뿐더러 가짜도 양산한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로 밝혀진 내용을 보면 웅담의 경우 멧돼지나 닭 또는 오리의 쓸개에다 화학약품을 넣어 말린 뒤 돼지오줌보에 싸 진짜웅담모양의 가짜를 만들었고 측백나무열매를 반죽한 뒤 사슴배꼽의 털을 본드로 붙여 가짜사향을 만들어 팔아왔다고 한다. 그밖에 우황 녹용까지도 수사대상이라니 또 어떤 가짜만들기 기법이 드러날지 알 수 없다. ◆우리 보건당국은 야생동물보호차원에서 호랑이뼈 코뿔소뿔의 수입을 지난 1일부터 금지한데 이어 웅담 사향도 올해안에 수입금지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진짜보다 훨씬 더 많은 가짜범람이 한 풀 꺾일 것인가. 그에앞서 동남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지나친 보신 선호에서부터 모두가 깨어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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